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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인 이유

by 오성진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주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시작을 못하는 것이죠.

대개의 경우는 두려움입니다. 과연 내가 잘해 낼 수 있을까? 웃음을 사는 것은 아닌가 등등의 생각이 솟아나기 시작하는 것이죠.

시작하기로 작정했던 마음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시작이 반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로서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시작이 반이다 “

이렇게 이야기한 것을 보니, 아리스토텔레스도 주저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해 나감으로써 원하던 우리들에게 삶의 지혜를 많이 남겨준 것을 보면, 그의 선언은 신뢰할만합니다.


그런데 “시작이 반”이라는 것은 뇌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은 분명 어떠한 이유에서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났기 때문이죠. 이런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뇌의 측좌핵(Nucleus Accumbens Septii)이 자극을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측좌핵이란 무엇일까요?


호감이 가는 이성과 마주 앉아 있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죠. 헤어지기 싫은 마음이 가득해집니다.

도파민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죠.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

그런데, 어떤 자극을 받으면 의욕을 고취시키거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곳. 이곳이 바로 뇌 속에 있는 측좌핵입니다. 이곳이 자극을 받으면 의욕이 일어납니다. 무엇인가 좋은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어나는 것이죠.


쥐를 가지고 한 실험을 보면, 암수 쥐의 이 부분에 자극을 주면 서로 구애 행동을 합니다. 그런데 실험적으로 수컷에게 다시 새로운 자극을 주면서 관심을 끄는 다른 것을 주면, 갑자기 구애행동을 멈추고 새롭게 주어진 자극을 향해서 나아갑니다. 심지어 암컷을 밀치고 말이죠(주 1).

이렇게 측좌핵이 자극을 받으면 마음이 쏠리는 것이죠.


사람의 마음이 즐거워지는 것은 무엇인가로부터 보상을 받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슬롯머신에서 코인이 쏟아졌다든지, 과녁을 향해서 쏜 화살이 정 가운데를 맞췄을 때, 또 해보고 싶어 지지요?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는 것은 즐거움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일어나는 것인데, 도파민이 마음을 그렇게 이끄는 것이죠.

물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고백을 들었다든지, 땀 흘려 일한 후에 즐거움이 밀려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새해에 가족과 친척이 모여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해의 꿈을 나눕니다. 그 속에서 자신도 새로운 꿈을 갖게 되지요. 금연 결심을 하는 것도 이러한 마음이 솟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자극이 측좌핵을 자극하기 때문에 마음에 기대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 결심이 섰는데 그것이 가라앉아버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뇌의 전전두엽 피질의 작용 때문입니다.

이곳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뇌의 사령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최고의 결정을 내리는 곳입니다.

그런데 전전두엽 피질이, 갑작스럽게 마음을 일으킨 것을 검토하면서,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죠.

"내가 괜히 마음이 들떠서 시작한 것은 아닌가?"

"과연 제대로 해 낼까?"

"내가 너무 갑작스럽게 시작한 건 아닌가?"

"끝까지 해 낼 수 있을까?",

"다른 더 중요한 것을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도파민의 레벨이 점점 낮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포기를 하게 되지요


어떻게 하면 처음의 마음을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요?

말할 것도 없이 측좌핵에 자극을 줘야 하겠지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던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였지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확신이 서지 않는 이유는, 내 보일만한 성취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 그 마음을 세워주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믿을만한 사람의 말입니다.

"시작이 반이야"

그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리스토 텔레스는 뇌과학이라는 것이 없던 시절에 측좌핵의 효과를 톡톡히 경험을 했던 것이죠,


만일 그가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해! 그러면 측좌핵이 자극을 받아서 도파민이 쏟아질 거야!”




바로 앞의 글에 저의 세 가지 습관에 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확실하게 하나는 변했습니다. 사흘을 넘겼다는 것이죠.

적어도 사흘간은 원래 마음먹은 대로 실행을 했던 것입니다.

이 사흘의 변화를 뒤로 돌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https://brunch.co.kr/@lasskor/199

도파민은 행복호르몬이라고 말씀드렸지요? 빠져들게 만드는 호르몬입니다.

음주도 빠져들게 만들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뒷맛이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취의 기쁨을 맛보기 위한 습관으로 얻어지는 것은 자신감을 넘치게 해 줍니다.




브런치의 많은 작가님들이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매일 많은 생각을 하고 계십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난 것은 측좌핵이 크게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죠. 멋진 글을 읽고 나서 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나, 마음 깊이 느껴지는 것이 있어서 그것은 글로 쓰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막상 쓰려고 하니, 전전두엽이 제동을 거는 것입니다. 도파민 수준이 내려가면서 맑은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거기에서 “내가 글 쓸만한 능력이 충분한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뇌의 판단을 너무 믿지 말아야 합니다. 뇌는 나의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무난하게 살기만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도전하겠다는 마음은 뇌가 일으켜주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일으켜 줍니다.

심장에 있는 작은 뇌가 마음을 일으켜줍니다.


https://brunch.co.kr/@lasskor/67


미루지 말고 계속하세요.

뇌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루틴이라고 인식하도록 계속하세요.



(주 1) 뇌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김대수, 브라이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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