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기획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은 일을 차단하는 CEO

기업의 목표가 정체성이자 결정기준이다.


 사우스 웨스트 항공사의 CEO 허브 갤러허는 항공사 운영의 성공 비결을 직접 아주 간단하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것도 불과 30초 만에.  

 “우리 항공사를 운영하는 비결을 설명해주리라. 딱 30초만 쓰겠소. 명심하시오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요. 가장 저렴한 항공사가 우리 회사라는 점. 이것만 명심하시오. 그러면 당신도 우리 회사가 원하는 결정이 무엇인지 매우 쉽게 알게 될 것이오.”

“예를 하나 들어주지” 그는 이어 말했다.

“갑자기 마케팅 부서의 트레이시가 찾아왔소. 그녀는 맛있는 치킨 시저 샐러드를 메뉴에 넣으면 승객들이 좋아할 거라고 했소. 당신은 어떻게 하겠소?” 

 잠시 머뭇 거렸다. 

“그런 제안을 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오?”

“그녀가 말하길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휴스턴발 라스베이거스행 여객기 승객이 비행 중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거요. 그 때까지 우리회사가 제공하는 간식거리는 땅콩뿐이었는데 말이오. 이유를 들어보니 어떻소?”

여전히 머뭇 거렸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하는 거요.”

“트레이시, 우리 회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요. 치킨 시저샐로드를 추가해도 우리 회사가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을 수 있을까? 그 어떤 제안도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할 이유가 없소, 그 빌어먹을 치킨샐러드는 서비스할 필요가 없네.”


기획은 천재가 하는 것이다아무나 하면 안된다.


 사우스 웨스트 항공사는 유명하다. 수십년간 저가항공사로 흑자를 내는 경영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사우스 웨스트의 성공이유를 결정적 이유라고 여겨지는 내용의 아티클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사우스 웨스트의 성공에 대한 설명은 많다. 기내식이나 영화상영 없이 땅콩만 제공하는 저가 항공사라서 성공했다. 항공기가 착륙했다 재이륙하는데 20분만 걸리도록 하는 20분 회전 때문에 성공했다. 비행기의 기종을 통일하고 직항로를 개설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직원들을 채용할 때 유머감각을 중시할 만큼 기업문화가 좋아서 성공했다. 다양한 성공요인은 많았다. 그런데 그런 이유가 그렇게 독보적으로 수십년간 흑자가 되게 만들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언뜻 보기에 경쟁사에서 따라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공감이 가는 분석을 찾지 못하던 차에 우연히 칩 히스·댄 히스의 책 <스틱>에서 이 내용을 발견했다. 단 30초만에 사우스웨스트의 결단 방식에 대해 완전하게 매료되었다. <스틱>의 저자들은 사우스 웨스트 항공사의 성공을 정리하여 ‘단순한 메시지의 위력’이라고 이름지었다.


 우리가 기획서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은 대부분의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 더 하기를 바라는 상급자 때문이지 않을까? 가만히 있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뭔가 더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은 왜 들까? 조바심 때문이다. 그 조바심이 나는 이유는 다음 챕터에서 설명할 것이다.

 기업의 정체성이 확실히 서있고 그로 인해 흑자를 내고 있다면 최적화된 상태다. 수많은 기업이 갈망하는 포인트를 찾은 것이다. 그런데 다른 평범한 기업처럼 내려앉을 이유가 있을까? 

 기획은 천재가 해야 한다.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

이전 03화 기획이 문제해결이라고 하는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