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수로 일하는 척도를 생각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라
앤드루 마셜의 보고서 24편
강의할 때 기회가 되면 소개하는 인물중의 한명이 바로 앤드류 마셜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2012년 ‘세계 100대 사상가’로 선정하기도 했던 앤드루 마셜은 위대한 전략가로 추앙받는다. 그는 미 국방부 내부 싱크탱크로 미 국방부장관 직속 총괄평가국(ONA) 국장으로 1973년부터 2015년까지 42년간 일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가 만든 보고서의 숫자와 질적 수준이다. 그는 42년간 불과 24편의 보고서만 만들었다. 아직도 이 보고서들 중 대부분은 비밀로 분류되어 있으나 소련의 패망을 기획한 보고서는 공개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이 내용은 리처드 루멜트 교수의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에서도 다뤄진다. 보고서의 제목은 <대 소련 군사 부문 경쟁 전략>이었다. 작성자는 앤드루 마셜과 당시 부국장인 제임스 로시였다. 이 둘은 탁월하게 상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대 소련 국방전략을 새롭게 정의했다.
분명한 최종상태, 목표와 컨셉을 기획했을 때의 결과
이 보고서의 내용을 쉽게 설명하면 ‘소련 파산시키기 전략’이었다. 미국은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비용은 적게 들고 소련은 이에 대응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정작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을 찾아 집중해야 한다는 개념을 담았다.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미국은 이 국방전략 개념이 나오기 전까지는 소련의 강점에 대응하는 경쟁방식으로 국방비를 편성했다. 그렇다고 해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막연히 소련이 하니까 우리도 대응하려면 필요하다고 하여 국방비를 얻어내는 방식이었다.
새로운 미래를 기획하기 위해서 현재의 한계와 결핍을 분석
앞서 상황을 이해하고 분석한 단계가 언급되었었다. 새로운 미래가 될 최종상태를 분명하게 제시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에 대한 분석이 기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모델이 As is – To Be이다. 이 방법론의 핵심은 최종상태를 제시하는데 있다. 앤드류마셜이 제시한 최종상태를 구성하는 하나의 목표는 이랬다. ‘소련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국방비 지출을 과다하게 만들기’ 소련을 파산시킨다는 최종상태를 성공시키는 목표 중 하나였다. 그러면 이런 목표는 어떻게 나왔을까?
미국이 국방비를 지출하는 패턴에서 시작되었다. 소련의 강점에 대응하는 방식은 한계가 분명했다. 결코 소련을 능가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이었다. 뒤쳐진 채 마라톤을 따라 뛰는 것과 비슷했다. 그러면 굳이 왜 국방비를 지출할까? 단지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라는 답이라면 장기 플랜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장기 플랜도 없었다.
앤드루 마셜이 제안한 것은 소련의 지출을 과하게 만들어서 파산시키자 라는 컨셉하에 국방비 지출을 늘일 수밖에 없도록 미국의 국방기술을 개발하고 선보여서 효과는 적으나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쪽으로 유도하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소련은 미사일의 정확도나 잠수함의 정숙도를 높이는데 필요 이상의 자원을 허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