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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터스 Feb 10. 2021

아티스트 데이트

10. 뭉근하게 반짝이는 마음







    안녕하세요 라이터스의 유재입니다. 


    저는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는 동안 조용히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곤 했습니다.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보내며 제 안에 머물렀던 작은 것들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뭉근하게 반짝였던 마음을 기록합니다. 





1.



    밤에 뜨는 달이 낮에 머물 때가 있다. 


    #좋아한다. 느긋하게 닮은. 사소한. 깊이

    밤공기. 자유로운. 피아노. 평범한 하루.

    진심으로. 저녁 풍경. 스미다. 빠지다.

    낮달. 조각. 그때였다. 오후 4시. 

    잘했다. 말하다. 새벽.

    아끼다. 그래도 좋다. 따뜻하게. 짧게. 빛나는. 

    이상해. 이끌다.

    선명한. 그해. 밝음. 멈췄다. 지금까지. 한순간. 흐린. 달빛. 오래된 체. 걸으면서      




2. 



    홍대에서 만난 우리는 디자인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친구는 디자인이 무엇이냐고 수년 전 자신의 아빠에게 질문을 던졌다. 모기업 산업디자이너였던 친구의 아빠는 디자인은 곧 사랑이라 답하셨다. 사랑이라 ……. 나는 나의 아빠와 무엇을 묻고 답했었나. 


    - 아빠. 아빠는 똑똑한 사람 어떻게 생각해? 

    - 그런 사람은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지. 


    몇 년이 지나서야 나는 그 말을 이해했다. 

    똑똑한 사람은 자신감이 넘치지만 교만과 희열을 경계해야 한다. 요새는 너무 트렌디해서 어제보다 변화가 빠르니까. 알고 있던 오늘의 정답이 내일의 오답이 될 수도 있다. 그것 때문에 스스로 고꾸라진다.

 


   나는 똑똑한 사람보다 따뜻한 사람이 좋다. 

    어차피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삶의 지혜는 적당히 생기고 없던 성실함은 커진다. 지식이야 공부하면 되지만 따뜻함은 다르다.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 기질적인 부분이 커서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지나친 현명함보다는 덤덤한 배려심이 더 좋다.     

    무심히 툭 계란 한 개를 더 얹어주는 A를 보며 깊게 말하지 않아도, 깊이 듣고 있는 B를 보며 저녁 8시,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을 나와 보내는 C와 D를 바라보며 여전히 난 사랑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정함에 단호함을 얹고, 다시 사랑을 배워가는 중이다.  


    사랑을 숱하게 고민하던 날이 있었다




3. 



    항상 변화하는 현실에서 난 변하고 싶지 않았다. 들쑥날쑥한 가벼운 현실에서 더디지만 마음이라고 하는 것들을 가만히 잘 간직하고 싶었다.

 

    그러다 어느 날 이제는 나도 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변화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나를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니고 있던 마음을 버린다 와 동일하게 여겨져, 쉽사리 자신을 바꿔나가지 못했다. 나다움을 지키면서 변화될 수 있을까. 

 

    그러다 알게 되었다.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일어나는 주체성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지,  변화를 위한 복종은 아니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이거야. 나를 드러내는 취향이나 성격은 나다움의 단면적 부분이고 나의 주체성은 자체는 아니구나. 주체성에 집중하면 오히려 자기 다운 것이라 여겨졌던 행동, 취향에 자유로워진다 해서 나다운 행동에 대해 크게 마음을 두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삶. 충족하는 삶을 살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많은 고민과 마주하겠지만 나를 꺼뜨리지 않기로 했다. 류시화의 글로 마무리 짓는다.

 


    “가슴은 문이 되어야 한다. 때로는 그 문 앞에 서서 ‘왜?’라고 물을지라도 모든 순간을 기꺼이 초대할 수 있도록.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가슴의 문을 오래 닫아두어서는 안 된다.”




                                                                                                                                              Written by. 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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