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중요한 것은 '공부 자존감' 형성.
첫 아이를 중학교에 입학하면 엄마들은 아이만큼이나 불안감이 커집니다. 자유 학년제다 자유 학기제다 계속 바뀌다 보니, 첫 시험을 언제 치르게 될지도 명확하지 않은 채,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첫 관문 같은 첫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대학 입시에 들어가지도 않는 중학 내신 성적. 중요할까요? 앞장에서 말씀드렸듯이 성적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중학교 시험 한번 망쳤다고 그 성적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건 아니니 한 두 번 망쳤다고 큰일이 나지 않지만,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또 무시할 수 없이 중요합니다.
고등학교는 거의 매달 시험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빡빡한 시험 스케줄이 있습니다. 학습량도 중학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아집니다. 이렇다 보니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전략을 짜는 것도 중요합니다. 닥쳐오는 것들을 벽돌 깨기 하듯이 차분히 하나씩 잘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고등을 대비하기 위해 어떤 중학교 시기를 보내야 할지를 생각하면 조금 더 방향이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중학교 공부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학교 시험 한번 한 번이 고등 내신처럼 중요해서가 아니라, 중학교 시기에 모든 과목에 최선을 다해볼 만큼의 학습량은 만들어져 있어야 고등학교에서의 학습량을 감당하며 이런 스케줄을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중학교 모든 교과도 충실히 해놔야 그 지식을 바탕으로 그 위에 고등 공부를 쌓을 수가 있습니다. 방법적인 면에서도 다 경험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과외도 좋고, 인강도 좋고, 대형학원, 소형학원, 혼자 하는 공부 모두 경험해 보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 고등학교 입학 전에 자신만의 공부 스타일을 파악해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렇게 방법을 찾아가면서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찾아서 성적 상승도 경험해 보다 보면 공부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사춘기는 자아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이제 아이들은 내가 공부를 잘하는 아이인가, 아닌가를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여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시험을 한번 망치고, 두 번 망치고, 그런 경험들을 쌓이다 보면 주변 친구들이나 선생님의 시선이나, 더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 나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라는 낙인을 찍고 공부를 놓아버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부모님이 격려하고 조금만 도와주면, 충분히 이 시기는 역전도 가능합니다. 중학교 시험 한 두 번 망치는 것보다 더 염려스러운 것이 공부 자존감이 망가지는 것입니다. 엉망인 성적표에 가장 속상한 것은 사실 아이입니다. 티 내지 않고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공부를 못하고 싶은 아이는 없습니다. 좋은 성적으로 친구들과 선생님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아이들이 부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아이와의 분리를 잊지 마시고, 아이가 마음이 무너졌을 때 같이 무너지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가 버티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 주자고 다짐해 보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이제 조금씩 아이의 손을 놓으라는 이야기는 절대 ‘방관’과는 다릅니다. 여전히 곁에 있어 주셔야 합니다. 예전보다 조금 멀찌감치 서서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시면서, 그게 어렵다면 조금 말을 아끼시면서 지켜봐 주셔야 합니다. 엄마를 밀어내면서도 모두 사춘기라 다 같이 예민한 사춘기 친구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면 시시때때로 외로울 우리 아이들이기에 엄마가 필요합니다. 등짝을 때려주고 싶게 가끔 엄마에게 미운 말을 내뱉기도 하고, 저게 내 아이가 맞나 싶게 차갑게 엄마를 대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엄마’라는 소명을 가지고 있으니 어쩌겠습니까.
학업도 친구 관계도 모두 한 발은 물러서 있되, 손 내밀면 닿을 곳에는 늘 있어 주면서 할 수 있다고 독려해 주시고, 믿어주시면 아이는 안전하게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