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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Oct 15. 2024

사교육 똑똑하게 활용하기

자기주도학습의 토대를 만드는 시기!


제가 사교육에 종사하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사교육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어느 글에 선가는 ‘초등에서의 사교육은 다 허접하고 쓰레기다.’라는 자극적인 문구도 보이고, 사교육을 통한 선행을 안 하면 큰 일 날 것처럼 말하는 공포 마케팅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사교육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삶의 어떤 일에 있어서도 너무 한쪽 면만을 바라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다방면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통찰은 아이의 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분들에게 “습관적으로 자주 멀리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의 학습에 있어서 아이와 부딪히는 가장 큰 원인은 엄마의 불안감입니다. 그 불안감을 수시로 덜어내기 위해 멀리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선 대입을 놓고 보았을 때 실전은 고1부터입니다. (중3쯤에 대학에 조기입학을 시키실 거라는 영재를 둔 부모님의 제외입니다.) 눈앞만 바라보면, 옆집 아이만 바라보면 자꾸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으니, 자주 멀리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도 아이들 초1부터 내내 학군지안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보니 다른 아이들은 모두 다 달려가는데 내 아이만 기어가는 것 같은 그 불안감의 무게를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사교육 따윈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수많은 사교육계에 종사하고 계신 선생님들께서도 사업자와 교육자 사이를 수없이 고민하여 좋은 어른으로 아이들 곁에서 진짜 도움을 주고 싶 어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을 줄지 고민하고 정말 좋은 것을 주시는 사교육도 많습니다. 물론 상술과는 구분할 줄 아는 지혜는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 학원에 다니지 않을 먼 미래의 아이까지 생각하는 학원인지, 당장 내 학원에서만 좋은 성과를 내주면 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지 정도를 살펴보시면 좋은 학원과 아닌 학원을 가려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사교육 선택에 있어서도 중심은 내 아이여야 합니다. 내 아이가 선생님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한 아이라면, 아이들의 마음부터 잘 케어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있는 학원으로 가야 그 아이는 편안한 마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과 별 상관없이 진도를 팍팍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선생님을 원하는 아이의 성향이라면 그런 곳을 찾으면 됩니다. 선생님과의 관계, 동기부여 등이 필요 없고 수업내용만 보충이 필요하다면, 인강이 답입니다.  다듬고 다듬어 검증받아 세상에 내놓은 일타 강사들의 강의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ebs 강의도 훌륭한 강의가 너무 많습니다. 초중등 아이들에게는, 특히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그런 강의가 필요하기보다는 아이들을 잘 이끌어 데려가 줄 수 있는 멘토 같은 존재가 더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 멘토도 아이와 성향이 잘 맞아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잘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또 외향적인 아이와 내향적인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저희 집은 쌍둥이지만 한 아이는 외향적이고 한 아이는 내향적이라 늘 방법적인 면에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옆집 아이에게 좋은 학원이 꼭 내 아이에게도 좋은 학원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내 아이를 보면 답이 나올 겁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무조건 사교육 도움 하나 없이 모든 걸 스스로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학원을 넣고 빼고 하면서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학습 전반의 계획을 스스로 세워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수학 학원은 아이의 수학 성적을 책임지는 곳입니다. 수학학원에서 아이들에게 과제를 내주거나 공부량을 책정할 때 아이의 모든 스케줄이나 다른 어떤 과목이 부족한지 개별적으로 체크해 줄 수는 없습니다. 수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풀어냈으면 하는 양을 부여해 주고, 또 수학 성적을 올려주면 됩니다. 그것이 수학 학원을 보낸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당연한 과제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수학 시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목에서의 밸런스를 맞춰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건 각 과목 학원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아이 혼자 조절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아직은 코치 정도의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학원 숙제를 버거워하고 있지 않은지, 아이에게 너무 어렵거나 빠른 진도를 나가고 있지는 않은지, 그저 아이의 어리광이나 투정으로만 보시지 마시고 한번 자세히 살펴봐 주셔야 합니다.


중학교 첫 시험을 치르는 아이라면, 엄마가 옆에서 어떤 과목은 학원 도움이 필요하고, 어떤 과목은 혼자 해볼 수 있는지, 시간 배분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등을 함께 의논하여 계획을 짜는 정도를 함께 해주시면 좋습니다. 한두 번 그렇게 함께 계획표를 짜고, 결과를 놓고 함께 분석해 보며 아이가 스스로 학원 선택도 해 보도록 기회를 주시는 게 좋습니다. 한두 번 정도의 도움으로 스스로 자리를 잡아간다면 이제 한걸음 더 물러나셔도 됩니다.      


물려줄 재산도 충분하고, 사교육비로 한 달에 몇 백씩 써도 여유로운 그런 소수의 가정 말고, 아이들의 사교육비로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많은 일반적인 가정에서 꼭 필요한 사교육비를 효과적으로 지출하며 아이들 세대와 우리 부모 세대의 모든 미래가 안정적이었으면 합니다. 꼭 필요한 것들을 주고받으며 우리 다음 세대가 바르게 성장하도록 돕는 일은 우리 세대의 공통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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