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엄마는 코치가 되어야..
사춘기 시기는 학습에 있어서도 골든타임입니다.
"저희 엄마는요 자주 갈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보다 몇 발자국 앞에 서서 제 길을 계속 먼저 닦아주시면서 이쪽이 맞으니까 이리로 와라 했다가 또 어느 날은 이 길이 아닌가 보다고 다른 쪽으로 길을 닦으며 이쪽으로 와라, 하시는 거 같았어요. 엄마는 저를 사랑해서 그러시는 거고, 엄마도 제가 잘 되길 바라시는데 뭐가 맞는지 잘 모르시니까 그러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엄마를 원망하진 않는데요, 그게 답답할 때는 있어요. 저한테 네가 한번 앞장서 가보라고 해주시면 두렵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제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엄마도 불안하셔서 그러시는 거겠지요."
중학교3학년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독서, 글쓰기, 문해력을 지도하는 사교육 교사이지만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학습코치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읽고 쓰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은 것도 자기주도학습의 기반을 만들어 주고 싶은 것이 기본입니다.
중학교 아이의 이야기는 비단 한 집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대다수 대한민국 엄마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칫 잘못 이해하면 잡아줘야 하는 부분을 놓치고, 놓아주어야 하는 부분을 꼭 붙들고 있는 잘못을 범할 수 있기에, 이 시기의 엄마의 방향 설정은 너무 중요합니다.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고 스스로 대학입시, 먼 미래까지 계획해 나가기에는 아직 미숙한 시기가 맞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큰 그림을 그려놓고, 그 안에서 아이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또 큰 그림의 수정이 필요해 보이면 아이와 상의하며 바꿔나가는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저희 집 큰 아이는 중3 2학기 말이 되어서야 특목고 진학을 해볼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어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 편,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은 없음, 좌절 상황에서 멘탈 관리 양호한 편. 그런 아이의 상황들을 고려하여 저도 특목 진학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으나, 최종 선택은 아이에게 넘겼습니다. 아이는 한참 동안 고민했고, 내심 엄마가 결정해 주기를 바라는 듯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모르기는 아이도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다면 인생에서의 큰 결정을 스스로 해보는 경험을 아이가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고, 긴 고민 끝에 아이는 스스로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 모두 짧은 시간이었지만 잘 해냈습니다. 원하던 학교에 입학했고, 힘들다 가끔 볼멘소리를 하지만, 비교적 잘 적응해 다니고 있습니다. 고1의 끝자락을 보내며, 아이는 중학교 때 그랬던 것처럼 처음부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이 방법 저 방법을 찾으며 안정적으로 성적이 상승 곡선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수시'라는 제도로 많은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다 보니, 사실 실전은 고1부터입니다. 현실적으로 고1부터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전략도 필요해집니다. 그래서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교 시절. 이 시기가 자신의 실력을 쌓기에 최적의 시기입니다.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그 시기의 성적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의 학습 습관, 태도, 실력 같은 것이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이 시기는 초등 저학년 때까지는 몰랐던 아이 학습에 있어서의 장단점이 두드러져 드러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이 시기는 아이와의 관계에 집중하셔서 아이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잘 살펴보시는 것은 필요합니다.
사춘기는 아이들의 인성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 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학습에 있어서도 골든 타임이 맞습니다. 엄마 말이 아이 귀로 들어가기는 하는 건지 답답하지만, 놓아주어야 할 것과 아직 지켜주어야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이제 우리 엄마들이 해야 할 전부일지 모릅니다.
다음 장에서는 중학교 성적의 의미, 사교육 교사가 말하는 똑똑하게 사교육 활용하는 자기주도학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