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습소를 연지 10개월쯤 되어간다. 지난주는 신규생 설명회도 하고, 어제는 재원생 간담회도 열었다. 주말이라 독서모임 멤버분들이 함께 오셔서 도와주시기도 하고, 간담회 후에 담소도 나누었다. 신경을 많이 쓰긴 했다. 에너지도 많이 들었다.
전날밤엔 큰딸이 학원에 와서 같이 학원청소며 ppt만드는걸 다 도와줬다. 입을 옷도 딸이 골라줬다. 그런 딸이 있어 오늘의 내가 있다.
무슨 효과를 기대하고 하기보다는 오래 믿고 보내주시는 어머니들께 보답의 의미가 더 컸다.
학원 설명보다는 중등 아이들의 육아와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브런치북으로 묶으며 생각을 정리해 둔 덕에 준비도 수월했고,여러 사람 앞에 서서 말하는 게 직업이니 그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알게 모르게 긴장을 많이 했는지 너무 피곤한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는밤이었다.
많은 생각이 든다. 많은 말들을 내뱉고 나서 이 말들에 대한 평가가 마음에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나는 마음을 담았으나 듣는 분들에게 어떻게 들렸을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예전에 나였으면 생각하지도 못했을 일들을 이렇게 하나씩 해나가는 내 모습이 가끔 낯설다. 그럼에도 나는 나아갈 것이라 약해지려는 마음도 다독인다.독서모임 멤버분들과 나눈 삶의 이야기들에 마음이 짠하다. 나의 삶과 그녀들 모두의 삶이 처절하기도 애달프기도, 대견하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는 중이다. 좋아 보이는 면 뒤에 모두 다 나름의 애환이 서려있다. 그게 삶인가 보다. 시린 나날들 뒤에 그렇게 가끔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이 시간들이 온기를 나눠준다.
나의 결핍이 뒤틀리고 못난 마음으로 남지 않도록, 그 결핍으로 더 많은 세상을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도록, 오늘도 마음을 꼭꼭 눌러, 한발 전진해 본 나를 끌어안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