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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방법 백날 검색해봐라, 그게 되나

+ 내가 엄가다에 열심이었던 이유


 저는 한때 '엄가다'라고 불리는 엄마표 교재와 교구 만드는 달인이었어요. 결혼 전 직업이 공예디자인 강사였거든요. 학교와 문화센터 등에서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으며 활동했어요.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로 전향하면서부터 시작된 경력단절로 마음이 공허하던 차에 '엄마표 노가다'를 알게 되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한글 카드, 놀잇감, 벽보 등 온갖 교재와 교구를 전부 만들기 시작했어요. 집에는 이미 고성능 프린터와 고사양 코팅기, 문구점 방불케 하는 미술재료로 가득했거든요. 열심히 공부하고, 또 열심히 일했던 엄마가 그 노력과 체력을 전투적으로 아이에게 쏟아붓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체력과 능력이 되고, 아이까지 잘 따라와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현실은 나의 바람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쌍둥이를 돌보면서도 시간을 쪼개어 만들고, 준비해둔 것에 정작 아이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블로그나 카카오스토리에 올리면 완성도 높은 '작품'에 모두들 찬사를 보내는데 말이죠! 아이의 반응에 서운하기도 하고, 성의를 봐서라도 따라줄 법도 한데 도통 내 마음대로 따라와 주지 않는 아이를 원망스럽기도 했어요. 아이와 재밌게 활동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싶었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도 받고, 보람도 느끼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엄마가 ‘관심 없구나. 할 수 없지.’ 하고 쿨하게 돌아설 수 있다면 괜찮아요. 하지만 전 아니었어요. 문득 '내가 누구 좋자고 이렇게까지 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를 원망하는 감정에 의문이 생기고, 그 의문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되자 지금까지 내가 했던 엄가다는 아이가 아닌 나를 위해서 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보여주고 싶었던 거예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거예요. 누군가에게. 이 누군가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적어도 그 대상이 나나 내 아이는 아니었어요. 능력 있는 사람, 좋은 엄마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아이랑 논다는 것은 적어도 남의 인정을 받기 위한 놀이 활동도, 영재를 만들기 위한 활동도 아니에요. 놀이는 ‘아이를 위해서’ 해야 해요. 참 많은 시행착오 끝에 알았어요. (그러니 엄마의 유능함을 과시하기 위해 올리는 인스타나 블로그 포스팅에 주눅 들지 않으셔도 돼요)


 '아이를 위해서 놀아보자'라는 결론에 이르자 놀이의 기준과 방향이 새롭게 세워졌어요. 영재를 키운 엄마들의 방법을 따르는 게 아니라 내 아이를 위한 놀이가 필요했습니다. 소위 아이를 영재로 키웠다는 엄마들의 놀이 방법을 따라 하는 것은 그 집 아이의 방법이기에 우리 아이에게 먹히지 않았거든요. 그 집 아이는 그것이 좋았을 거예요. 그 아이의 취향이죠. 내 아이와 달라요. 그렇기에 내 아이는 관심이 없는 거예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


영재 키운 엄마의 놀이 말고 우리 집만의 놀이를 찾아라!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찰하고, 관심 있어하는 분야와 영역을 파악해서 공략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관심사에 먼저 집중하고 그것을 확장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해 보세요. 엄마가 마음을 열고 방법을 찾으려고 마음을 낸다면 좋은 방법이 보일 거예요. 


 그런 다음 다른 엄마들의 놀이 팁을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나만의 방법으로 소화하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어떻게 하면 우리 집에 맞게 놀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를 웃게 할까, 어떻게 하면 나도 편하고 즐거울지 말이에요. 아이도 만족스럽고, 엄마도 지치지 않으면서 육아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답니다.


아이가 엄마가 제시하는 새로운 놀이에 관심이 없다면 강요하지 말고, 한발 물러서서 '이런 놀이도 있단다.'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놀이를 접할 기회만 주면 돼요. 


 새로운 것이 없을까?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아이가 좋아할 만한 놀이를 고민하고 찾는 엄마들은 사실 누구보다도 아이와 함께 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엄마들이에요. 아이 놀이의 흥과 몰입은 엄마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엄마의 반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부모가 놀이를 만들어서 그 틀 안에 아이를 넣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따라가면서 확장하고 몰입하는 과정을 지켜봐 주면 됩니다. 아이의 작은 변화에 기뻐하고 어제보다 발전한 오늘의 성장에 감사하며,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는 것이 부모 역할의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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