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결혼식 앞에서 비교하는 사람이 되는가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는 신경 쓰고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일명 ’스드메‘라고 불리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을 시작으로 A부터 Z까지 체크해야 할 목록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웨딩업계는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에 ‘평균’을 말하기도 난감할 정도다.
웨딩업계의 가장 강력한 마법의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인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이니까요.”
사람들은 ‘한 번뿐‘이라는 말에 거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는 곧 돈이 된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이걸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다들 하니까’ 자연스럽게 따라간다는 점이다.
정해 둔 예산을 넘기게 만드는 건 화려한 장식이나 서비스에 현혹되서가 아니다.
‘이 순간을 놓치면 평생 후회한다’라는 감정.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어쩌면 웨딩 시장은 사랑이 아니라 불안을 팔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가 있다. 그 단어는 바로 ’추가금 방어‘다.
모든 준비 과정에서 추가금이 안 붙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보니 생긴 단어이다. 처음에는 기본으로도 충분한데 뭐 하러 옵션을 추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정보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 결혼식, 웨딩드레스, 신부메이크업 등 특정 단어 하나만 검색해도 쏟아지는 정보의 늪에 빠진다.
그곳에서 우리의 눈은 이미 높아져 버린다.
예를 들면 웨딩드레스 업체 SNS 홍보 게시글에 올라와 있는 드레스 사진들은 모두 프리미엄 라인들 뿐이다.
업체에서 굳이 추가금이 붙지 않는 기본라인 드레스를 홍보용으로 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눈은 프리미엄 라인에 노출이 되었고, 막상 드레스샵에 방문하여 기본 라인을 보면 드레스 관리 상태나 퀄리티가 상당히 떨어져 있음을 실감한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추가금을 지불하고 프리미엄 라인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결혼식 준비에 지치는 이유는 돈 때문만은 아니다. 평균을 모르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적성선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웨딩 카페나 블로그 검색 등을 통해 누군가의 기준을 빌려야 하고 끊임없는 비교와 선택을 해야 한다. 결혼식이 아니라 마치 과제 제출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듯한 감각이 든다.
결국 결혼식은 사랑의 결실을 축하받는 날인 아니라 절대 실패하면 안 되는 하루로 변해 버리 만다.
그런데 ‘실패’의 기준도 참 다양하고 모호하다.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 드레스 핏이 본식 가봉때와 다른 것 같아서, 헤어와 메이크업 상태가 본인 기준 최상이 아니라서 등.
정작 하객들은 관심도 없고 기억조차 못하는 아주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문제가 되고 만다. 결혼식 30분을 위해 투자한 비용과 시간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보상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식은 완벽해야 하는 날이 아닌 축하받는 날이라는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국 결혼식의 본질적인 문제도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심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남들도 다 이 정도는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 말이다.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든 많든, 결혼식의 본질과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눈앞에 보이는 화려함과 비싼 브랜드가 그 사람의 가치를 올려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돈이 없으면 무조건 저렴한 걸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챙길 것은 챙기고, 내려둘 것은 과감하게 내려 두어야 한다.
선택의 기준은 남들이 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고 싶은 순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결혼식의 30분이 중요한지, 결혼 후 30년이 중요한지는 스스로 판단하는 게 맞다.
세상은 넓고, 인간의 생각과 가치관은 더 넓다.
앞으로 경조사는 타인의 시선보다 관계의 집중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30분보다 30년을 선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