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견을 입양한 이유
만일 이 글을 보는 분들 중 처음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면 너무 남들 이야기에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해요. 정보는 많이 얻을수록 좋지만 모든 정보가 내 아이에게 다 맞지는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훈련사, 수의사, 브리더 등 기타 관련자들이 말하는 아이들의 특성과 성격은 그냥 참고만 하셔요.
최근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기동물이 다시 유기되는 일도 많아지고 있고요. 제가 겨울이나 바다 입양을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사회화를 걱정하며 차라리 아기 강아지를 입양하는 게 좋을 거라 충고했습니다.
그래요. 바로 그 점 때문입니다. 이쁘고 어린 강아지들은 제가 아니어도 관심을 많이 받을 테니까요. 그 친구가 말한 것처럼 입양을 고려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성견보다는 강아지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아기 강아지는 작고 귀엽고 사랑스럽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어린 강아지를 선호하는 데에는 아마 사회화 시기가 생후 3주부터 16주라고 알려져 있는 데다, 아기 때부터 성견이 되기까지 자라는 과정부터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유기견들 중에는 과반수 이상이 1살 전후의 나이에 버려진 강아지가 많다고 해요. 어릴 때의 귀여운 모습이 사라질 때 버리게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더라고요.
바다는 구조된 경우지만, 우리 겨울이가 그랬거든요. 유기된 시기가 딱 그 나이 때였어요. 다 자란 아이들은, 그리고 덩치가 큰 중 대형견들은 입양 후순위라고 합니다. 실로 포인핸드 등을 통해 나온 공고를 보면 그런 아이들이 안락사 위험에 처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론 처음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더군다나 직장인이라면 아기 강아지보다는 성견이 좀 더 괜찮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기 강아지들은 그야말로 아직 어려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많기 때문에 여러 예방접종과 여러 가지 위생 및 관리를 잘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거든요. 아기를 돌보는 일처럼 내내 신경을 쓰고 있어야 챙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게다가 아직 어려서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익히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요. 아기를 보듯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데 처음 강아지를 키운다면 이런 부분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성견이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져요. 물론 개채마다 성격이 다르지만 위생 및 건강관리만 해 주면 되고 교육이나 훈련도 비교적 빠르게 이해합니다. 무엇보다 아기 강아지만큼 손이 많이 가지 않아서 반려견을 처음 키우는 분들이 덜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아이들과 얼마나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보호자가 되느냐 하는 것이죠.
별다른 훈련 하나 받지 않고도 길멍, 길냥이를 내 집에 들여 알콩달콩 서로 마음 알아주며 살아가는 반려인, 반려동물 많습니다.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소통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내 아이는 나와 관계를 만들어가면서 내가 제공한 환경 속에서 나와 소통하고 살게 되는 것이니까요. 다만 한 가지, 우리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진심으로 아이를 위한 것인지 나의 편의를 위한 것인지만 고민하면 될 것 같아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마음껏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