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팔라와 진자
오 년 전 이맘때, 5박 6일 일정의 우간다 캄팔라(Kampala)로 출장길에 올랐었다.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위치한 우간다공화국(Republic of Uganda)은 온화한 기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인 빅토리아 호수, 천혜의 기후와 자연환경을 가져 ‘아프리카의 진주(Pearl of Africa)'라고 불리는 나라이다.
2024년 기준 우간다의 인구는 4,590만 명이고, 국토 면적은 241,038㎢로 남한의 2.4배이다. 2022년 기준 1인당 GDP가 964.4달러로 여느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처럼 국민들의 생활은 빈곤한 편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방문하려면, 황열병 예방접종과 말라리아약 처방 등 황토병 예방을 위한 사전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우간다는 우리나라에서는 직항 편이 없어, 통상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나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를 경유해서 간다. 우리 일행은 두바이를 경유키로 했다.
아랍에미리트 항공의 에어버스가 자정을 넘긴 20분쯤 이륙하여, 10시간 반을 비행한 후 현지시각 05:40분경 두바이 공항에 착륙했다. 두바이국제공항은 중동지역 허브공항답게 여러 인종들로 뒤섞여 북적인다. 두바이에서 엔테베로의 연결 편 EK0729이 출발이 지연되었다. 예정 출발시간 09:25보다 4시간이나 늦은 13:31분에 이륙해서 현지시각 17:10 엔테베 공항에 착륙했다.
우간다의 관문은 엔테베 공항으로 북동쪽에 자리한 수도 캄팔라까지는 약 35km 거리다. 엔테베 공항은 1976년 6월 27일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이스라엘 승객 등이 탑승한 에어 프랑스 여객기 납치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 소속 납치범들과 협상을 시도하는 한편, 특공대를 투입하여 납치된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엔테베 작전(Operation Entebbe)'을 감행한다. 구출작전 중 사망한 이스라엘군 한 명이 사망하는데, 그는 후일 이스라엘 총리가 된 베냐민 네타냐후의 동생이었다. 2018년에 개봉된 영화 《엔테베 작전: Entebbe》은 당시 사건을 잘 조명하고 있다.
우간다 조세청과 진자 세관 등을 방문하고, 현지 코트라와 대사관 직원들과도 만나는 등 '**시스템 도입 타당성조사' 제하의 출장 임무를 5일간 수행했다. 그 틈틈이 캄팔라 시내와 진자 부근의 빅토리아 호수 등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팍팍한 일정 때문인지, 우간다 캄팔라에서의 매일 밤 잠은 달콤하다. 12층 라운지에 올라 아직 영업 전인 식당에서 캄팔라의 아침 풍경을 잠시 감상했다. 반쯤 안개에 잠긴 이른 아침 시내 풍경은 여기가 아프리카라는 점만으로도 경이롭게 다가왔다.
수도 캄팔라에서 동쪽으로 약 81km 정도 떨어진 곳, 빅토리아호 연안 백나일강이 시작되는 지점에 진자가 자리한다. 캄팔라에서 진자로 가는 길, 2차선 도로는 화물트럭, 탱크로리, 오토바이 등이 뒤섞여 길게 늘어서서 가는 길이 더디다. 길 옆으로 붉은색 토양의 차 밭, 사탕수수 밭, 울창한 숲 등이 길옆에 펼쳐진다. 아프리카를 흔히 '검은 대륙'이라고 하지만, 온통 연분홍빛을 띤 우간다의 토양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아마도 '붉은 대륙'이라고 했지 않았을까! 도로변을 걸어서 일터로 향하는 남녀 사람들의 행렬이 인상적이다.
빅토리아 호수의 나일강 발원지로 가는 선착장이 있는 마을에 기념품점 10여 개가 길 양쪽에 늘어서 있다. 호수 반대편 언덕 뒤쪽으로 호텔을 지으려던 계획이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서, 대신에 골프장이 들어섰다고 한다. 지구상 어디든 존재하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간의 빈부 격차, 그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 유니세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간다 인구의 41.7%가 빈곤 상태라고 한다.
유언에 따라, 사후 화장한 그의 유골 일부가 이곳에 뿌려졌다는 인도의 간디, 선착장 부근에 그의 흉상이 서 있다. 선착장에서 키잡이와 안내자와 함께 나무 보트를 타고 발원지로 향했다. 빅토리아 호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이다.
젊은 안내자는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이 우간다 지역인 이곳에서 발원하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겼다. 남고북저형 지형이라는 아프리카 대륙, 그래서 이곳에서 발원한 나일강도 북쪽으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