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RO
하루 세끼 음식을 매일 먹듯
매일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또는 우리가 먹고 크고 자라온 삶의 이야기를 음식 에세이로 소개했다.
하루 일과 중에 밥 먹는 시간이 몸과 마음을 위한 쉬어가는 페이지이듯,
<소울 푸드 레시피>를 읽는 누군가에게,
위로, 쉼, 힐링, 회복의 시간이 되어주기를 바랐다.
음식을 기다리며 배고픔을 느끼듯,
<소울 푸드 레시피>를 읽는 누군가에게,
내면의 허기와 배고픔을 알려주는, 그래서 자신을 돌아보는 귀 기울임의 시간이 되어주기를 바랐다.
소울 푸드에 관한,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처음으로 내 속에 담아두었던 것들을 쏟아내었다.
무언가를 게워내는 괴로움도 있었지만 속이 후련해지는 카타르시스도 느꼈다.
글쓰기가 갖는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왜 그토록 글을 쓰고 싶어 했는지......
어려서부터 작가가 꿈이라고 이야기해 온 까닭이 무엇인지......
<소울 푸드 레시피>를 써 내려가며 조금은 알게 되었다.
위로였다.
글을 쓰며, 내가 나의 감정들을 보듬어주었다.
글을 쓰며, 살아오며 소중했던 사람들을 향해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 미안함, 사랑, 이별, 아픔 등.
무심코 흘리고 지나쳤던 나의 감정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나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맛이 아닌 멋이었다.
솔직히 맛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 나의 기대와 달리, 글을 읽은 주변 지인들에게 멋있단 소리를 들었다.
의외의 반응에 놀라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기분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
만남이었다.
글을 통해 새로운 만남이 가능하다는 것을...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되었다.
단지 글로 맺어진 인연, 나의 글과 너의 글이 만나며 어우러지는 글맛이 좋았다.
처음으로 꺼낸 나의 이야기로 새롭게 너를 알게 되어 좋았다.
앞으로도 매일 밥을 먹듯, 밥 먹듯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글쓰기를 통한 위로와 멋, 그리고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한다.
맛있는 글쓰기를 생각하며
지금도 허기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