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방문국 #여행 동선 #가족 여행의 규칙
어느덧 또 두어 달이 훌쩍 지나 2018년 5월,
공휴일과 연휴를 틈타 계획을 더 구체화하고
숙박 예약 등 실질적인 여행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창의성’과 ‘유럽 여행’이라는 큰 틀이 잡히고는
그래도 아이가 중심에 놓이면 좋을 것 같아
세세한 동선을 짜는 단계부터는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서로 의견을 나누고
아들 민 군의 의견도 반영하고자 노력했어요.
그렇게 정해진 우리의 방문지는
영국 런던 – 스페인 바르셀로나 –
프랑스 남부 아비뇽, 아를, 엑상프로방스, 니스 –
이탈리아 로마, 피렌체, 피사, 베네치아 –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비엔나 –
체코 프라하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
벨기에 브뤼셀 - 프랑스 파리.
독일, 스위스도 욕심 났지만
너무 힘들 것 같아 고심 끝에 뺐어요.
여전히 아이와 함께하기에는 많이 빠듯할,
아빠의 과한 욕심이 들어간 계획이었지만
비로소 한 달 여행의 구체적인 윤곽이
잡혀가고 있었습니다.
출국이 코 앞에 다가온 어느 주말,
민 군의 티셔츠 글귀가 눈에 들어왔어요.
‘무엇을 하든 즐거워야 한다! 특히 아이가.’
긴 가족 여행 중 불화를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으로 삼기에 충분했어요.
창의성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 가더라도
아이가 지루해 한다면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앞세워
끝까지 억지로 다 보게 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여기저기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쫓기듯 다니지 말고 최대한 여유를 즐기자!
‘부정어를 자제하자’는 다짐도 했습니다.
‘안 돼’, ‘하지마’ 이런 말들은
가능성을 닫아버리니까요.
머리로는 잘 알면서도
그게 그렇게 지키기 어렵더라구요.
특히나, 평소에 좀 지나치리만치
엄격하게 구는 부모라
이번 여행만큼은 최대한 더
노력해 보기로 했습니다.
2018년 8월 21일 화요일,
더 없이 맑고 화창한 하늘.
인천국제공항 제2청사,
관제 승인을 받은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달리더니
공기를 가르고 사뿐히 날아 오릅니다.
이제 약 11시간을 비행하면,
시간은 여전히 8월 21일 오후겠지만
우리 가족은 지구 저쪽 편
영국, 런던에 도착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