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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저편, 20년을 뛰어넘은 만남

#경험의 중요성 #열린 마음 #지적 개방성 #창의성

II. 창의성, 너, 어디 숨어 있는 거야!


창의적 발상은 마치 ‘유레카’ 하고 외치듯 불현듯 떠오르는 무엇인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은 창의성이 그렇게 가만히 있어도 갑자기 찾아 오거나 ‘쥐어짜듯’ 빼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은 과거부터 쌓아 온 지식과 경험을 서랍장에서 하나하나 꺼내 쓰듯 자연스레 꺼내 와 연결하고 응용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이번 여행이 당장은 몰라도 아이가 차차 자라면서 언제든 끄집어내 쓸 수 있는 서랍 속 지식과 경험처럼 풍성한 ‘마음 속 저장 공간’을 채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1999-2018, 런던... 20년을 뛰어넘은 만남

 

영국 런던, 막 히드로국제공항에 도착한 민 군. 20년 전20대의 나와 9살 내 아이가 여기서, 이렇게 만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그러니까 1999년의 가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좁은 반도의 나라를 벗어나 본 적이 없던

25살 청년이 지구 저쪽 편,

머나먼 영국 땅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와 대학을 졸업하기 전

마지막 학기를 남겨 둔 시기.

대형 마트에서 냉동 생선을 나르고,

공사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힘들게 얻은

당시 최저가 ‘68만원’짜리 비행기표.

 

그렇게 해외 자원봉사 활동을 빌미(?)로 오른

영국행 비행기는 타이페이, 방콕 등 경유지로

세 번의 이착륙, 환승 시간까지 포함해

총 23시간, 거의 하루가 꼬박 걸려

저를 런던, 히드로국제공항에 내려 놨습니다.

 

 

‘아… 와 버렸어. 이제 어쩌지?’

 

그 낯선 땅에 첫발을 내딛는

제 심정이 딱 그랬습니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지난 2018년,

아직 열 살도 안 된 내 아이와 함께

이 머나먼 땅에 함께 오게 되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1999년의 영국. 현지 자원봉사로 난생 처음 경험했던 이국 땅.


 

“밟아 본 땅의 넓이만큼 내면 세계도 확장한다!”

 

 

1999 가을,

영국의 몇몇 도시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장애인, 현지 봉사자 분들과 함께 보낸  ,

그리고

귀국  유럽 여러 나라로 다닌

가난한 배낭여행 한 달.

 

그렇게 저의 생애 첫 해외 경험을 마치고 얻은

인생의 작은 깨우침이었습니다.

 




 

한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경험’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히드로국제공항에서 런던 도심으로 향하는 지하철Underground 안.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문화,

스마트폰은 커녕 디지털 카메라도 흔치 않던 시절

좌충우돌 부딪치며 온몸으로 겪었던 유럽.

 

이후 사회에 나와 직장 생활을 

20년 가까운 세월을

언론 기자로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 취재를 따라 나서고

글로벌 기업의 홍보 담당자로

본사와 지사를 드나들고

때로는 친구들과 개인 휴가, 가족 여행으로

수없이 많은 나라와 도시를 방문했지만

 

이 모든 것이 바로 1999년 가을,

이 곳, 런던 히드로국제공항에서

시작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지금도 이따금씩 하곤 합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 1971~) 『창조하는 뇌』에서 창의성을 아무 것도 없는 에서 전혀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휘기Bending, 쪼개기Breaking, 섞기Blending라는 전략적 과정으로 아이디어를 진화해가는 것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휘고, 쪼개고, 섞으려면 우선은 충분한 재료가 있어야 합니다. 창의성의 재료를 얻으려면 풍부한 지식과 다양한 경험 중요합니다. 지식과 경험을 쌓는 데는 독서와 여행   없고요.

 

  

반드시 한국 땅을 떠나 바깥에 나가야만

뭔가 얻을  있다거나,

이룰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지내는 곳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는 것은

분명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런던 도심의 대표적인 공원 ‘하이드 파크Hyde Park’에서

 





‘열린 마음’과 ‘지적 개방성’이 창의성을 싹 틔운다!

 

 

잘츠부르크 출신의 모차르트는 여섯  때부터 10 동안이나 파리, 런던  주변 여러 나라로 음악 여행을 다녔습니다. ‘음악 신동이라지만 어린 나이에 가혹한 여정이었겠죠.하지만 여행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풍성한 체험을  것이 그의 음악적 성취에도  영향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 일대에 걸친 모차르트의 음악 여행지.(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트 생가에서 촬영.)


모차르트는 어려서부터 10년이 넘는 세월을 어려서부터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고, 다양한 문화와 사람과 교류하며 보냈다. 여행한 날은 짧은 30여 년 그의 일생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총 3,720일이나 됐다.




고흐, 세잔, 고갱, 피카소 같은 걸출한 화가들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만 머무르지 않고

유럽 각지를 여행하거나, 거주지를 옮겨 지내면서

서로 다른 풍경과 정취에 영감을 받아 활동했어요.

 

예를 들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표현 방식의 벽에 부딪혀 있던

당시 유럽 미술계에 활기를 불러 일으킨

마티스와 고갱, 피카소의

‘원시주의primitivism’ 작품들을 보면

 

늘 봐 오던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

이질적인 것으로 가득한 색다른 문화를 접하는 것이

어떻게 예술적 영감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키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유럽에 오래 머물며 스페인, 이탈리아에서의 전투에까지 참전했던 『무기여 잘있거라』,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1899~1961) 비롯해, 『캐서린 백작부인』의 윌리엄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1865~1939), 『피그말리온』의 버나드 (George Bernard Shaw, 1856~1950), 『고도를 기다리며』의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t, 1906~1989)까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여러 대문호들 중에서도

고향을 떠나 멀리 이국 땅에서 활동한 사례가 않습니다.

 

물론, 집을 떠나 여행을 하거나 타지에서 지내는 것이 창의적 성취에 이르는 충분 조건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심리학자  여러 연구자들은 해외에 지내면서 익숙하지 않은, 특별한 경험을 함으로써 창의력이 높아질  있다는 점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이를테면, 2009 5 <인성과 사회심리학 저널>이라는 국제 학술지에는 ‘유학생에게서  뛰어난 창의성이 발견된다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의 경험이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이유는 무엇보다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이전에는 접해볼  없었던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창의적인 생각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손짓 하나도 나라마다 정반대의 의미를 갖는 경우가 있듯이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면서  유연해지고, 다양해질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왠지  소심하고 조심스럽던 마음이 밖에서는 왠지 용기를 내서 해볼  있을  같은 과감함도 새로운 일에 도전해 창의성을 일깨울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열린 마음 지적 개방성 수수께끼같은 창의성의 몇몇 비밀  하나라고 말합니다.

 

개방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낯설고, 이질적인 환경을 무작정 두려워하기보다는 실패할지 몰라도 일단 도전하며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과정에서 남과는 다른 자기만의 생각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겠죠.

 

 


 

 

창의적 발상은 마치 ‘유레카’ 하고 외치듯

불현듯 떠오르는 무엇인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은 창의성이 그렇게

가만히 있어도 갑자기 찾아 오거나

‘쥐어짜듯’ 빼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은 과거부터 쌓아 온 지식과 경험

서랍장에서 하나하나 꺼내 쓰듯 자연스레 가져 와

연결하고 응용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이번 여행이

당장은 몰라도

아이가 차차 자라면서

언제든 끄집어내 쓸 수 있는

서랍 속 지식과 경험처럼

풍성한 ‘마음 속 저장 공간’을 채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독창적이 된다는 건 무에서 유를 발생시키는게 아닌 거죠… 그래서 번개가 치길 기다린다거나 음악의 요정이 멋진 아이디어를 속삭여 주길 기다려선 안됩니다. 창의성이란 건 세상 밖으로 나와 주변의 것들을 이용해서 새로운 개념,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시각을 만드는 것입니다.” Being original is not about generating something out of nothing… So it’s not about waiting for a lightning to strike or the muse to whisper the next great idea to our ears. Creativity is about getting out into the world, using what’s around us to generate new concepts, new designs, new perspectives.


-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 신경과학자,『창조하는 뇌』 저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창의적인 뇌의 비밀> The Creative Brain 중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 앞.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있는 유명한 성공회 성당. 영국 왕실 대관식 등의 장소이자 왕족은 물론 제프리 초서,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등 위인들의 무덤이 있다. 2018년 세상을 떠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해도 이곳 뉴턴과 다윈의 묘 사이에 안치됐다.




“창의성은 평범한 것을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서 비범함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Creativity is the ability to look at the ordinary and see the extraordinary.


- 드윗 존스(Dewitt Jones, 1943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가, 미국의 작가, 영화 감독, 연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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