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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거울 Jun 30. 2021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고 있나요?

마음을 봅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성장중독의 시대입니다.

지식정보화시대에 자신의 잠재력 극대화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며 살아가는 것이 값진 일이지만 우리의 ‘성장’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으니 이 길 또한 하나의 땀과 시간이 요구되는 오르막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지요. 세상만사에 공짜는 없잖아요. 

내가 나를 찾고 성장하는 동안 혹 멀어지고 잃는것은 무엇일까요?


철학이 필요한 순간의 저자 스벤 브랭크만은 10명의 철학자의 생각과 철학을 통해 독자들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인간은 개별적인 존재, 자기 자신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들과 만남을 통해 성장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내면의 성장과 성찰이 자기외적 인간관계의 균형감과 조화를 이루어야 진정한 성장과 자기실현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아닐까요?


오늘날 심리학은 현대사회에서 유사종교의 자리를 차지한 채 개인에게 다양한 자기계발 도구를 제공합니다. 심리학은 구원이라는 종교적 목표를 자아실현으로, 또 고해성사와 성직자의 조언을 치료와 코칭으로 바꾸었지요. 현대의 세속사제는 심리학과 자기계발 전도사이고, 신이 있던 우주의 중심은 자아가 대신 차지했습니다.


과연 오늘날은 심리학의 붐으로 누구든 가까이에서 심리학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 심리학 기반의 강의 채널이 TV, 라디오,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를 더 많이 연구하고 이해한다고 내면의 평안과 행복,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누린다고 하기는 어려습니다. 우리나라의 행복수치만 보더라도 그것을 단증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심리학자인 저자는 심리학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심리학이 아닌, 쓸모없다고 여겨지지만 본질적 학문인 철학을 통해 규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기-내면 통찰에만 매몰되어 있는 현대인들의 눈과 관심을 자기-외면통찰로 옮겨놓으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나도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자기 내면만 바라보는 ‘자기-내면 통찰(self-insight)’ 못지않게 ‘자기-외면 통찰(self-outsight)’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양면성이 있습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무더운 여름이 있는가 하면 한파와 싸워야 하는 겨울도 있지요. 그렇듯 우리 인간도 내적 성찰이 필요함과 동시에 외적인 환경에 대한 성찰도 필요합니다.

내적 평안, 자기 성장만으로는 온전한 자기실현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나의 성장과 변화마저도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과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엮어내는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내적, 외적 모습 그 모두가 합쳐진 것이 ‘나’이기에 참된 나를 발견하고 성장하기 위해 내적 통찰과 외적 통찰, 두개의 균형감각이 필요합니다.


조해리(JoHari)의 4개의 창에 의하면 우리 인간의 마음은 내가 아는 나, 남이 보는 나, 남도 알고 나도 아는 나, 마지막으로 남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나의 영역이 있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영역이 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가지는 견해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일 때 우리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성장 하게 됩니다.  


끊임없는 ‘자기부정’ 의 관점에 갇히면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와 인정에 의해 삶의 희비를 느끼고  거부당할것 같은 불안으로 인해 자기를 다른 사람에게 개방하기를 주저하게 됩니다. 반대로 지나친 ‘자기 긍정’으로 객관적 자기인식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보는 나에 대한 인식을 무시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입니다.


남이 모르는 나와 내가 모르는 나의 영역이 확장될수록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의 폭도 넓어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 깊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욱 내적 외적으로 성숙해가는 거지요.  그제서야나를 넘어 나와 너의 관계에 대한 통찰을 갖게 되어 진정한 ‘우리’의 의미도 깨닫게 됩니다.


심리학이 ‘나’에 대한 내적 통찰의 방법의 도구 역할을 지나 종교 수준에 이르렀고, 인간을 이해하고 치유하기 위한 학문이 인간 성장의 도구화로 추락하고 있다는 저자의 견해를 일부 긍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정한 나’의 발견을 위해 심리학에 심취하거나 자기성장의 동기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후퇴하거나 회피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성장과 관계의 두 추의 균형은 우리 인간의 영원한 과제입니다.


나 또한 자기 성장이라는 목표로 나 자신의 육체와 시간과 공간을 얼마나 ‘학대’하였던가를 되돌아봅니다. 읽고 쓰고 처리해야 할 일로 인해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충분히 머물러주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게 됩니다. 의미 없고 쓸모없는 것 같은 수다로 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깝게 여기며 나의 시간과 공간을 누군가와 공유하기 인색했던 시간도 떠오릅니다.  쓸모없는 것 같은 시간과 공간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행복과 삶의 의미를 만들어갑니다. 우린 모두 함께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만들어갈 '너'가 필요한 존재들입니다. 


자기 성장이라는 목표가 인간관계를 도구화시키고 ‘나와 너의 만남’을 ‘나와 그것’의 만남으로 변질시키지 않도록 참된 자기성찰이 필요합니다. 심리학과 철학이 우리의 참 행복과 삶의 의미를 가져다주는, 그 ‘쓸모’를 회복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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