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봅니다
| 감정 롤러코스트를 타는 사춘기 자녀 때문에 고민이신가요? |
사회학자 린베르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공격성이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오랫동안 잠재된 부정적 감정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학교폭력이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폭’의 원인을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입시, 취업으로 인한 단편적인 현상으로 축소하는 것은 범죄의 잠재요인을 묵과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을 하는 청소년기 자녀의 내면을 적극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린베르의 연구에서 학폭의 가해자는 24세가 될 때까지 60%가 전과 1범이 되고 35~40%는 2범이 된다고 합니다. 기성세대인 부모들이 청소년들의 잠재요인의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안 우리 중 누군가는 피해자가 되고 또 어떤 이는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뉴스와 신문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사건들에서 우리 중 누구도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입시와 출세지향적 교육을 추구해 온 시대가 만들어 낸 인성의 현 주소이겠지요. 우리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안과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무조건 참고 공부해야 된다는 상황이 내 자녀안에 공격성과 폭력성의 불씨를 키우게 되는 것입니다.
책상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이 사람됨, 인성입니다. 문학, 철학, 예술 등 여러 인문학과 삶을 통해서 체득되어야 하는 거니까요.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시험예상문제와 씨름하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인격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가 않을까요? 시험문제를 푸느라 자기의 마음의 문제를 돌보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자라났기에 친구, 연인, 직장동료, 이웃과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가장 쉬운 감정반사 현상인 폭언 폭력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 속에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면의 상처나 결핍을 다스리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요? |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에 빠진 에린 선생님은 자신의 나쁜 기억이나 좋은 기억, 무엇이든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쓰게 하는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감추고 싶은 어두운 삶을 글로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치유와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피해의식으로 인한 자포자기와 부모와 사회에 대한 분노가 가득했던 아이들의 삶에 희망과 목표의식이 생겼고, 학업중퇴와 퇴학생이 많던 학교에서 에린 그루웰의 제자 150명이 전원 졸업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 실화는 2007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라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우리에게 큰 도전을 안겨주었습니다.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 베이커 박사팀도 글쓰기 효과에 관한 연구를 했습니다. 한 집단은 일반적 주제로 글을 쓰게 하고 다른 집단은 폭력, 실연, 자살충동 등의 충격적인 경험들에 대해 글을 쓰도록 했는데 충격적 경험 쓴 집단이 일반 집단에 비해 병원을 찾는 횟수가 43% 줄어들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안개처럼 가려졌던 진정한 자기를 보게 되고, 타인을 이해하게 되고 내가 관계맺고 있는 모든 환경과고 소통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전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마주하지 못하고 과격한 말이나 행동으로만 반응했던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내 자녀에게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정성스레 만들어 먹였는데 기생충이 다 빼앗아 먹어버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춘기 내 자녀의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해독을 위해 부모가 에린 선생님의 역할을 해 주는 것은 어떨까요? 학원에는 갔는지, 성적은 나왔는지, 내 아이가 아닌 상황과 환경에 대한 정보보다 자녀의 마음에 먼저 노크하기를 제안합니다. 부모의 진심을 담은 한 줄의 문자는 눈 마주치기도 어려운 자녀의 마음에 오래 머물것입니다. 서툴고 어색한 부모와 자녀의 마음나눔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맑은 미래를 맞이하는 해독제가 되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