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민혜 Jul 11. 2024

루미를 보내는 가족의 이야기 1

지숙은 루미를 보내던 밤, 우는 아이들을 달랬다. 루미가 갑자기 죽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지숙은 머릿속으로 여러 번 상상했었다. 오랫동안 준비한 죽음이었지만 너무나 슬펐다. 지숙은 마음 한편이 비어버린 듯 공허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더 이상 루미가 죽게 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이 들었다. 



  지숙은 루미를 보내고 나서도 얼마간 가끔 자다가 눈을 떴고, 루미는 괜찮나 뭘 챙겨줘야 하나 하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루미의 부재를 자각하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필요했다. 그럴 때면 "엄마, 다 지나갈 거야." 훌쩍이며 말하던 어린 딸의 모습이 떠올랐다. 딸 애는 강아지와 같이 컸으니 더 슬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지숙이 다짐하듯 혼자서 말했다. "엄마가 잘해볼게. 이제껏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이전 13화 엄마도 스스로를 챙겼으면 좋겠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