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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엔 주말에 열리는 파머스 마켓이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동네 시장

by 진그림
Farmer's Market/photo by Jin

호주엔 Farmers Market이라는 재래시장이 있다. 각 지역 농부와 생산자들이 직접 재배하거나 만든 신선한 농산물과 수공예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주말 시장이다. 내가 사는 지역의 시장은 Gosford Showground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열린다.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photo by Jin

이런 마켓은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를 촉진하려고 대부분 카운슬(한국의 시청과 비슷한 개념)의 지원아래 운영된다. 지역상인과 농부 살리기!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파머스 마켓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이 지역의 소규모 농장과 식품 비즈니스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깊은 마음이 담겨있다.


이곳에서는 소비자들이 닭과 소와 오리를 키우는 생산자와 직접 소통하며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내가 먹는 먹거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고 사 먹을 수 있다.

농장 직거래로 구입하는 육류/ photo by Jin

대형 슈퍼마켓 체인 때문에 호주에서는 작은 농장과 소규모 상인들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이런 파머스마켓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건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우리 동네의 소상공인과 농부들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니까.


이 주말 마켓에 가면 유기농 및 일반 농산물, 가공식품, 수제 빵과 페이스트리, 치즈, 수제 소스와 잼, 그리고 다양한 음료와 간식까지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신선하고 맛있는 로컬 커피도 맛볼 수 있다!


시장은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라서, 어린이를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고, 작은 무대에서는 공연도 열린다. 모든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니 가족과 주말나들이 삼아 다녀오기에도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호주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이곳이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조금씩 엿보는 창이 되어줄 것이다. 호주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재래시장의 명맥을 지키고 있을 뿐 아니라, 소규모 농부와 장인들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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