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네마다 공원이 많은 호주

자연에서 아이들 키우기가 참 좋다

by 진그림

아이들이 어릴 때, 방학이 되어 집에 하루종일 있게 되면 몸이 근질근질해한다. 그래서 매일 아이들을 데리고, 걸어서 십 분 거리에 있는 공원으로 향하곤 했다. 하루는 걸어서 가고,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어떤 날은 스쿠터를 타고 나선다.

Photo by Jin

대개의 경우,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공원에는 무료로 쓸 수 있는 바베큐 시설도 있고, 수도시설도 있다. 이 공원은 스케이트보드 파크, 놀이터, 농구장까지 오목조목 잘 갖춰져 있었던 곳인데, 다만 화장실이 없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던 기억이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아카시아 잎을 따서 가위바위보도 하고, 아카시아 줄기로 머리를 돌돌 말아 ‘즉석 파마’를 해주기도 한다. 각자의 눈에 예쁜 나뭇잎을 줍고 열매를 모아 가방에 가득 담는다. 집에 돌아와 그것들을 펼쳐놓고 그림을 그린다

Photo by Jin

뭐든 함께 하니까, 아무리 사소한 일도 다 재미있어했었다. 공원에서 먹는 사과 한 조각, 옥수수 한 토막조차 꿀맛이었던 시간들.

이제 이 사진속 꼬꼬마들이 대학생이 되고, 중고등학생들이 되었다.

Photo by Jin

나는 호주의 자연이 이 아이들의 마음을 너그럽게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고 믿는다. 넓은 하늘 아래에서 뛰놀며 바람과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랐고, 자유롭게 깔깔대며 웃고,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해 질 때까지 놀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한결 부드럽고 넉넉하게 길러주었다. 자연은 그들에게 경쟁보다 협동을, 완벽함보다 즐거움을, 그리고 결과보다 과정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고 믿는다.


호주에는 이럴게 경쟁보다 힘께 노는 것을 배우고, 자연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표현하는 아이들도 키울 수 있게 해주는 아름다운 동네 공원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공원에서 아이들은 축구 시합을 하고, 생일파티를 하면서 자란다. 반려동물들을 산책시키며 이웃과 담소를 나누고, 어느 날은 주말마켓으로, 또 어느 날은 동네 잔치의 무대로 변신하는 공원은 이렇게 사람들이 머무르게하고, 웃게하고, 숨쉬게하는 심장과도 같이 조용히 우리곁을 지키고 있다.

keyword
이전 12화호주엔 주말에 열리는 파머스 마켓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