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자주 쓰는 데 왜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앱을 연다.
은행, 배달, 쇼핑, 그리고 메신저.
손가락이 익숙하게 움직여 원하는 화면에 닿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자주 쓰는데 왜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당연한 건 사실 당연하지 않다
매일 아침 알람을 끄듯, 점심 메뉴를 고르듯, 우리는 앱을 습관처럼 쓴다. 그런데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설계가 숨어 있다.
버튼 하나의 위치, 결제까지 걸리는 단계, 심지어 색깔까지.
누군가는 사용자가 ‘불편하다’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수십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우리는 단지 “편하다”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누군가가 우리 대신 불편을 수없이 겪어준 덕분이다.
익숙한 불편
가끔은 이런 순간이 있다.
늘 쓰던 앱에서 인증 절차가 너무 많아 귀찮았는데, 다른 앱은 얼굴 인식 한 번으로 끝난다. 그제야 알게 된다.
“아, 내가 그동안 불편했구나.”
불편은 반복되면 익숙해진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익숙함을 깨뜨려 주는 순간, 우리는 다시 편리함의 가치를 느낀다.
앱과 가게, 닮아 있는 풍경
앱을 쓰는 경험은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과 닮았다.
메뉴판은 앱의 첫 화면이고, 결제 과정은 주문의 흐름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받아 드는 음식은 앱에서의 ‘완료 화면’이다.
손님이 불편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면, 사실은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선을 정리하고 흐름을 다듬었다는 뜻이다.
카페에서 주문을 기다리며 앱을 들여다볼 때, 나는 늘 그렇게 생각한다.
“이 편리함은 누군가의 수많은 불편 위에 서 있구나.”
오늘의 기록
기획자의 일은 거창한 혁신보다,
누군가가 불편을 느끼기도 전에 부드럽게 길을 깔아주는 일에 가깝다.
오늘도 나는 이렇게 적는다.
“좋은 기획은 편리함이 아니라, 불편을 느낄 틈조차 주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