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다 하고 난 뒤 싱크대에 쌓여 있는 그릇을 보면, 나는 늘 마음이 무겁다.
먹는 즐거움 뒤에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설거지’라는 현실. 그런데 기획자의 눈으로 보면 설거지는 그저 귀찮은 일이 아니라, 시스템의 필요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다.
쌓아두면 두려움이 된다
설거지는 미루면 미룰수록 힘들어진다. 접시 두 개일 때는 금방 끝날 일이지만, 열 개가 되고 냄비까지 쌓이면 막막해진다.
업무도 똑같다. 작은 문제일 때 해결하면 별일 아니지만, 쌓아두면 프로젝트 전체가 뒤엉킨다. 결국 설거지는 ‘즉시 처리’의 힘을 알려준다.
순서가 있으면 일이 가벼워진다
나는 설거지를 할 때 작은 컵부터 헹군다. 그다음 접시, 마지막에 기름기 묻은 팬과 냄비.
이 순서를 정해두면 훨씬 덜 지친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처리 순서를 미리 정해두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설거지는 우리에게 말한다.
“시스템은 일을 가볍게 만든다.”
혼자 하는 일 같지만 연결되어 있다
설거지가 끝나야 부엌이 정리되고, 다시 요리할 수 있다.
누군가의 설거지 덕분에 또 다른 누군가는 깨끗한 그릇을 꺼내 쓴다. 기획자의 일도 그렇다. 내 작은 정리가 누군가의 다음 단계를 수월하게 만든다. 결국 혼자 하는 일 같아도, 시스템 속에서 이어진다.
오늘의 기록
“설거지는 귀찮은 일이 아니라, 시스템을 설계하는 연습이다.”
쌓아두지 않고, 순서를 정하며, 연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 기획자의 노트는 늘 싱크대에서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