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다 사람

기획자의 키친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무엇일까?

by 비하인드 예린

많은 이들이 “메뉴”를 떠올리지만, 내가 현장에서 늘 확인한 답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맛있는 메뉴를 만들어도 그것을 조리하는 주방장이 지쳐 있다면 완성도는 금세 무너진다. 아무리 잘 짜인 시스템도, 고객을 맞이하는 직원의 표정이 굳어 있다면 손님에게는 차갑게 느껴진다. 결국 기획자의 키친은 사람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수많은 점주님들과 마주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브랜드는 시스템이 지탱하지만, 매장은 사람이 지켜낸다.


메뉴는 레시피대로 만들 수 있지만, 사람은 매뉴얼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기획자는 늘 시스템과 사람 사이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내가 본 가장 잘 운영되는 매장은, 사실 메뉴가 특별해서가 아니었다. 그곳에는 사람들의 공기가 있었다. 손님에게 건네는 작은 친절, 주방에서 흘린 땀에 대한 배려, 본부와 점주 사이의 신뢰가 만든 리듬. 그 리듬이야말로 메뉴보다 강력한 브랜드였다.


기획자의 다음 키친을 준비하는 지금, 나는 메뉴보다 사람을 먼저 떠올리려 한다.

시스템은 고칠 수 있고 메뉴는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그 사람이 가진 이야기를 존중할 때만 비로소 함께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기획자의 키친이 다음으로 나아가는 가장 단단한 길일 것이다.



“결국, 기획자의 키친은 사람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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