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6 초밥아, 집이야

by 별집

조리원 퇴소하는 아침

아침 일찍 아기 목욕시키는 법을 배웠다. 신생아실 선생님이 아기를 씻기며 설명을 해주셨는데, 초밥이가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가느다란 손을 뻗어 욕조의 가장자리를 꼭 쥐고 있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옆에서 같이 지켜보던 다른 산모님도 "아이고 저게 살겠다고 꼭 쥐고 있네 귀여워라" 라며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발가벗겨져 물 안에 담겨 있는 게 불안했던 걸까. 저 작은 몸을 내일부터는 내가 직접 씻겨야 한다.


겉싸개로 돌돌 쌓인 아가를 건네받는데 눈물샘이 그만 터져버렸다. 이제 진짜로 집에 가는구나. 마스크에 덮인 코에서 자꾸만 콧물이 흐른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다시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초밥이와의 삶이.


초밥이는 고맙게도 집에 오자마자 두 시간을 내리 자 주었고, 덕분에 우리는 밀린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난 엉망인 집안 정리, 남편은 밀린 트롤리 조립, 캠설치 등등. 걱정했던 것보다 상당히 괜찮은데? 초밥이는 순한 아가인가? 하며 안도하는 시간은,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나버렸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울음소리가 집 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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