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새벽, 아기는 울다가 1시가 되어 잠이 들었고 5시까지 내리 잤지만 정작 나와 남편은 각자 다른 자리에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기가 우는데 도무지 우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모유를 먹이고 부족한가 싶어 분유까지 배불리 먹였고 속 시원하게 응가도 했고 깨끗한 기저귀로 갈아줬고 안아주고 재워주기 위해 자장가를 부르고 둥가둥가도 해주고 해 줄 수 있는 건 다 해줬는데 왜..... 우리 새끼니까 우리끼리 해보자! 라던 초보 엄마아빠의 패기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와르르 무너져 숨을 곳을 찾아 헤매었다. 서로 어쩔 줄 몰라하며 돌아가며 아기를 안고 달래다가 그렇게 잠이 든 새벽, 긴장이 해소된 건지 새로운 긴장이 시작되는건지 도통 잠에 들지 못하고 눈으로 밤을 새 버렸다. 예고편이 본편이 되어버린 기분이랄까.
마침 주말이라 친정 부모님이 방문하셨다. 딸의 딸이 얼마나 보고 싶으셨을까. 초밥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와 통화를 했었는데, 엄마는 이미 울고 있었다. 남편이 보낸 "아기 낳았습니다!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합니다!"라는 짤막한 문자를 보자마자 엄마는 눈물을 왈칵 쏟았던 거다. 몸은 떨어져있었지만 누구보다 절실했을 엄마의 걱정과 염려가 터져버린 그 순간을, 전화기 너머로 전해져 오는 그 눈물의 온기가 아직 생생하다. 당장 달려오고 싶었을 그 마음을 아끼고 아껴두었다가 바로 오늘, 소중한 딸과 그녀의 딸을 보러 추운 겨울을 뚫고 찾아와 주었다.
친정부모님이 계실 때, 초밥이는 다시 순한 양이되었다. 곤히 자는 모습과 맘마를 먹고 금세 또 스르르 잠드는 잠에 취한 순둥이 신생아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드렸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저는 잠만 쿨쿨 자는 순둥이입니다, 걱정마세요, 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리고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없는 밤 열 시가 되자, 다시 울며 안 자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