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의 미술관
바르셀로나에는 피카소와 미로의 미술관, 카탈루냐 주립 미술관과 현대미술관 같은 대표적인 큰 규모의 미술관들과 함께 여러 시대의 예술, 역사, 건축, 과학, 스포츠, 전쟁과 해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55개 있다.
바르셀로나를 여유 있게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은 미술관들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마프레 재단의 미술관이다.
마프레 재단
스페인의 거대 보험회사인 마프레는 재단을 설립하고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시민들을 위한 예술 전시를 열고 있다. 2015년 바르셀로나에 문을 연 마프레 재단은 20세기 초반의 사진 작품들을 비롯해 시즌별로 다양한 예술품을 전시한다.
현재 마프레 재단이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그 이전에는 고디아 재단이 고디아의 수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활용했고 그리고 그전에는 가리가 노게스 가족의 집이었다.
까사 가리가 노게스
Casa Garriga Nogués
현재 마프레 재단이 활용하고 있는 건물은 본래 은행가였던 루페르트 가르가 Rupert Garriaga의 가족을 위한 집으로 지어졌다. 바르셀로나의 도시계획이 한창이었던 1904년에 완성된 이 건물은 카탈루냐 모더니즘 스타일이 가득하다.
디푸타시오 250번지인 이 건물 주변에는 아름다운 모더니즘 스타일의 건물들이 많다. 그만큼 이 주변이 부자들의 집이었다는 뜻인데 이 거리의 입지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가르는 그랑 비아 Gran Via에 한 블록이면 닿을 수 있고 상점과 레스토랑이 즐비한 람블라 카탈루냐, 회사가 많이 들어서 있는 발마스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다.
편리한 곳에 위치한 이 화려한 집에서 루페르트 가르가의 가족들은 스페인 내전이 발생하기 전까지 거주했다.
이후에는 종교학교와 고디아 재단을 거쳐 지금은 마프레 재단이 사용하고 있다.
고디아 재단
노게스 가족이 이 아름다운 건물을 떠난 후 미술관으로 처음 사용한 건 고디아 재단이었다. 고디아 재단에서 재단 창립자인 프란시스코 고디아의 개인 수집품을 이곳에 전시하면서 미술관이 되었다.
프란시스코 고디아 살레스 1921-1990 Francisco Godia Sales 사업가이자 포뮬러 원의 선수였다. 1945년 24시간 경주에 참여해서 데뷔했고 1954년부터 58년까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마세라티를 운전했다.
1945년 24시간 경주에 참여해서 데뷔했고 1954년부터 58년까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마세라티를 운전했다. 1956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얻은 6점은 2005년 페르난도 알론소가 1등을 차지하기 전까지 스페인 사람으로서 기록한 가장 높은 점수였다.
1969년 은퇴한 후 전 세계의 예술품들을 모았다. 고디아의 수집품 리스트에는 중세 시대부터 21세기까지 유럽의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스페인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수르바란, 소로야, 카사스, 피카소, 미로, 그리고 마그리트의 작품 등이 있다.
그가 사망한 지 9년이 지난 후 프란시스코 고디아 살레스를 추억하고 그의 개인 소장 미술품을 보관하기 위해 고디아 재단이 설립되었다.
고디아 미술관의 개인화
바르셀로나 시민들에게 15년 동안 고디아의 수려한 컬렉션을 선보였던 고디아 미술관은 2015년 그의 수집품을 개인화하겠다는 목적으로 미술관을 닫는다.
프란시스코 고디아의 딸 릴리아나 고디아는 남편과 사촌의 탈세로 인해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되었고 자금이 부족해진 그녀는 아버지가 평생 모은 작품들을 팔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내놓은 호아킨 소로야의 '고기잡이의 귀환. 발렌시아 해변'은 3백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40억 원에 팔렸다.
아름다운 미술관
마프레 재단
기존 건물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바르셀로나 마프레 재단은 건물만 둘러보는 것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바로크와 카탈루냐 모더니즘이 함께하는 듯한 화려한 실내장식이 아름답다. 마프레 재단에서 하는 전시들도 흥미롭다. Brassai의 전시에 가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알차게 구성되어 만족했던 전시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여유가 있다면 한 번쯤 마프레 재단의 전시와 건물을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나, 아델
한국 회사 생활을 정리한 후 3개월 동안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한 달을 보낸 바르셀로나는 꼭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고 한국에 돌아온 지 6개월 만에 다시 떠나 5년이라는 시간을 바르셀로나에서 보냈다. 바르셀로나에서 카탈루냐 사람들은 나의 또 다른 가족이 되었고 다양한 국적의 유럽 사람들은 내 회사 동료 혹은 친구가 되었다. 바르셀로나 도시 자체를 너무 사랑했지만 이방인으로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그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미워하는 마음도 크기를 같이 하고 있다.
'나의 바르셀로나'는 이런 기억들을 조금씩 적어보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