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53 바람이 분다. 저 새하얀 그리움의 구름을 한스푼 떠서 커피위에 뿌린다.
바람이 분다
빨래가 널린 베란다를 지나 창밖의 도시 풍경들이 하나 둘 구름들 사이로 사라질때
베란다에 놓인 작은 캠핑 테이블위 노트북과 한 권의 노트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마실때, 소소한 행복을 느낄때, 나도 모르게 그리움에
눈을 감는다.
어느새 우리가 함께 여행간 숲속 건너편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손잡고 산책할때, 그 설레임들이 그리움의 향기로 남아
건너편 산자락의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분다.
그저 평범한 하루의 시간들속에서
각 자 떨어져 있는 지금의 공간과 시간들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그건
매일 매일 써내려가는 한 권의 노트안의 당신에게 쓴 나의 편지들처럼,
그 편지의 주인공인 당신이라는것을,
언젠가 그 편지를 당신에게 줄 수 있는 날이 오기전에
지금 당신을 기다리는 이 시간에도 기다림의 설레임을 가득 담은
바람이 분다.
사랑이라는건,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설레임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언제나 그대로인 사랑이라는 것을.
바람이 분다.
기다림으로 물든 저 새하얀 구름을 한스푼 떠서 커피위에 뿌린다.
그리고 눈을 감아, 함께 한 지난 여행들의 추억들을 마신다.
사소한 하루의 당신을 위한 기다림은
매일 매일 써내려가는 나의 노트속 편지의 주인공이처럼...
사랑하니깐.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사랑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