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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vus Aug 31. 2020

7. 지능에 대한 이야기


지능에 대한 선입견


  지능에 대한 흔한 인식, 혹은 그럴듯한 추론이 많다. 영재아는 고지능이라는 인식이나, 지능은 나이를 먹으며 감소한다는 생각, 지능이 높을수록 학업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 등이다. 지능과 학업 수준, 지능과 소득, 지능과 성공 사이의 가능성에 대해 명쾌한 답은 없다. 지능을 측정하는 것 자체에 수많은 변수가 있으며, 교육 수준과 학업 성적 등에도 셀 수 없을 만큼의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더하여 지능과 각종 사회적 요소는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연관되어 있다. 경제력은 교육 수준과 서로 연관되어 있고, 교육 수준은 IQ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한 요소가 다른 요소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준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단순히 경향성을 살펴보고 서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요소 사이의 관계를 일반화시켜 결론짓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한 연구가 존재한다. Abad, F.J 등의 저자는 지능 검사 점수와 몇 가지 사회적인 지표 사이의 연관성을 상관 계수로 나타내 표로 제시하였는데, 그중 흥미로운 몇 가지 항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지능 검사 점수와 범죄는 -0.2, 소득은 0.31, 학업 성과는 0.5, 교육 수준은 0.55만큼의 상관 계수를 가지고 있다. 다만, 각 항목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찾지 못했다. 1) 


  이렇게 단순한 연관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넘어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부와 성장의 차이는 IQ의 차이에서 온다고 주장하는 Richard Lynn의 "IQ and the Wealth of Nations"가 출판되어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주장을 실질적으로 입증하지 못했고 방법론적으로 취약하며, 근거의 신빙성이 의심되고 빈약하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 이후 저자는 이탈리아의 북부와 남부의 소득, 교육, 영아 사망률, 문맹률 등 각종 지표에 격차가 나타나는 원인이 IQ라는 내용의 연구를 진행했다. 실제로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 사이에 존재하는 빈부격차와 IQ의 차이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소득과 IQ의 양적인 관계는 이미 입증되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필자는 Richard Lynn의 가설처럼 IQ로 사회적인 지표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IQ와 이러한 지표는 서로 어떠한 상호작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 3) 4)



지능의 안정성


  우리는 흔히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인지 기능도 저하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IQ가 영재성의 지표로 여겨진다면 아동기의 IQ가 성인이 되었을 때 변화하지 않고 남아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의 일생에 걸쳐서 IQ의 변화를 추적한 종단 연구가 여럿 이루어졌는데, 그 연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연구는, Bayley가 1929년부터 30년 넘게 수행한 연구에서 얻은 결론이다. 우선, IQ는 변한다. 즉, 지능은 태어나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출생 후 초기 몇 년에 두드러지고, 나이를 먹으며 안정되어간다. 또한, 지능은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절정을 이루는 것이 아닌 최소 50대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5), 재인용 유아기에 IQ 변화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은 Honzik, MacFarlane, Allen(1948)이 6세에서 18세까지 60% 이상의 어린이가 5점 이상의 IQ 변화를 보였음을 확인했고, Gallgher와 Moss(1963)은 처음 10세까지는 IQ가 크게 바뀐다고 보고한 것에서도 확인되었다. 6) 재인용


  하지만 Bilash와 Zubek(1960)은 Bayley의 연구와는 달리 지적 능력이 10대에서 70대까지 서서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해력, 언어적 유창성, 수학적, 공간적 기술은 나이가 들어도 유지되지만, 추론, 기억력, 지각, 기민함 등은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연구에 사용한 검사 방법이 속도가 빠른 검사이기 때문일 수 있다. 6) 재인용 또한 성인기에 지능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개발된 지능 검사 문항들이 성인기에 발달하는 지능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5) 재인용 Ghiselli (1957)는 최적 조건에서 20세에서 60세까지 나이를 먹더라도 지능 검사 점수가 하락하지 않는 것을 관찰했다. 6) 재인용 다양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성인기를 보내며 지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의미 있을 정도로 큰 변화를 나타내지는 않는 것 같으며, 유아기에는 IQ가 크게 변화한다는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린 효과


  플린 효과란 20세기 들어 사람들의 지능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을 부르는 이름이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빠르게 나타났는데, 평균적으로 10년에 약 3점씩 지능 지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Flynn은 1932년부터 1978년까지 미국인들이 매년 0.33점 정도의 IQ 상승을 나타냈으며 경제적으로 발전된 다른 14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음을 발견했다. Flynn 이후 여러 학자가 이와 같은 현상이 사실인지 검증하고 재현해 경제적으로 발전된 나라들 뿐 아니라 개발되고 있는 국가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Flynn이 이러한 현상을 처음 보고한 이후 많은 논쟁이 있었는데, 실제로 사람들의 지능이 상승하는지, 방법론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아니면 둘 다 인지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종래에 사용해왔던 지능 검사 점수가 향상됐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7)


  플린 효과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Jan te Nigenhuis 등이 1970년에서 1990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10년에 7.7점의 IQ 상승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저자들은 한국에서 나타난 플린 효과가 1940년~1965년에 일본에서도 유사한 정도로 나타났고, 70~90년대 한국과 40~60년대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신장이 증가한 정도(즉, 영양 상태가 개선된 정도), 교육 수준이 증가한 정도가 비슷함을 언급하며 두 국가가 유사한 발달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8) 이러한 점을 볼 때, 플린 효과는 사회가 발달하며 개선된 영양 및 위생상태, 사회가 요구하는 고도의 사고능력과 그에 맞추어 변화된 교육 등 주변 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플린 효과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최근 플린 효과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노르웨이,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에스토니아, 프랑스 등에서 평균 지능 검사 점수가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하락한 정도는 10년당 0.38에서 4.3점까지 다양했으며, 에스토니아의 경우 8.4점의 하락을 보였다. 아직 많은 나라에서 확인된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 관찰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인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9)



References

1) Abad, F. J., Quiroga, M. A., & Colom, R. (2017). Intelligence Assessment. Reference Module in 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Psychology.

2) Volken, Thomas. "IQ and the wealth of nations. A critique of Richard Lynn and Tatu Vanhanen's recent book."European Sociological Review19.4 (2003): 411-412.

3) Ervik, Astrid Oline. "IQ and the Wealth of Nations." (2003): F406-F408.

4) Christainsen, Gregory B. "IQ and the wealth of nations: How much reverse causality?."Intelligence41.5 (2013): 688-698.

5) 윤경희, 이성진. (2001). 지능의 변화에 대한 종단적 연구. 교육심리연구, 15(2), 119-138.

6) Abraham J. Tannnenbaum 저, 김태련, 김정희, 조석희 역, 영재교육 심리학과 교육학에서의 조망, Ewha Womans University Press, 2004

7) Rodgers, Joseph Lee. "A critique of the Flynn effect: Massive IQ gains, methodological artifacts, or both?." Intelligence 26.4 (1998): 337-356.

8) te Nijenhuis, Jan, et al. "The Flynn effect in Korea: large gains."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53.2 (2012): 147-151.

9) Dutton, Edward, Dimitri van der Linden, and Richard Lynn. "The negative Flynn Effect: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Intelligence 59 (2016): 163-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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