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뭐야?
전기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개념을 넘어, 배터리와 모터, 조향장치, 바퀴 등 필수적인 구성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자동차의 목표는 배터리의 힘으로 모터를 움직여 최종적으로 차량을 구동하는 것이다. 단순히 전기 모터 하나를 개발했다고 해서 전기자동차를 만들었다고 할 수 없으며, 배터리 하나만 만들어 놓고 전기자동차를 완성했다고 주장할 수도 없다. 전기자동차란 개별 부품들이 조화를 이루어 구동 가능한 형태로 완성될 때 비로소 ‘전기자동차’라고 불릴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블록체인 기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블록체인의 본질적 목표는 보안성, 즉 위변조가 불가능한 데이터 저장 및 전송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시 함수(Hash Function), 공개키 기반구조(PKI), 머클 루트(Merkle Root), 블록 해시(Block Hash), 분산 노드(Distributed Nodes), 채굴(Mining), 지갑(Wallet) 등의 다양한 기술과 개념이 결합되어야 한다. 이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인 ‘위변조 불가성(Immutability)’이 실현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시장에서는 블록체인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일부 기술만을 구현하고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PKI(공개키 기반구조) 하나만 적용한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마치 모터 하나만 만들고 전기자동차를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혹은 단순히 몇 대의 컴퓨터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방식을 블록체인이라 칭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분산 저장 자체는 블록체인의 한 요소일 뿐이며, 데이터의 위변조 방지 기능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가 결여된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단순히 ‘분산화(Decentralization)’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분산화는 블록체인의 여러 구성 요소 중 하나일 뿐, 그것이 곧 블록체인 기술의 완전한 구현을 의미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위변조 불가능한 데이터 기록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서는 블록 해시를 포함한 데이터 무결성 보장 메커니즘, 합의 알고리즘(Consensus Algorithm),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구조가 필수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지 않은 채 일부 기술만 적용한 상태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고 홍보하는 사례가 많다. 마치 바퀴 하나만 만들어 놓고 자동차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자동차는 단순히 바퀴가 있다고 해서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모터, 배터리, 조향 시스템, 제동 시스템이 결합되어야만 완전한 형태로 작동할 수 있다. 블록체인 또한 해시 함수 하나를 적용했다고, 데이터베이스를 여러 곳에 분산 저장했다고 블록체인 기술이 구현되었다고 볼 수 없다.
블록체인의 완전한 구현이 이루어지려면, 단순히 ‘블록체인’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목표인 위변조 불가성의 확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해시 함수만으로는 불충분하며, 분산 저장만으로도 부족하다. 전기자동차가 배터리와 모터, 바퀴가 조화롭게 작동해야만 의미를 갖듯이, 블록체인 또한 기술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 진정한 블록체인이 된다.
블록체인은 단순한 데이터 저장 방식이 아니다. 보안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완전한 설계를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시장에서 블록체인의 개념을 오해한 채 일부 기능만을 구현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많지만, 진정한 블록체인은 자동차처럼 여러 구성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실체를 갖는다.
블록체인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한다면 단편적인 기술 적용이 아니라 본질적인 목표인 ‘위변조 불가성’을 실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마치 바퀴 하나만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없듯이, 일부 기술만으로 블록체인을 구현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