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9살 엄마 15화

이제 10살

by 솔이

다시 글을 쓰기로 결심했던 게 무색하게 연재를 마무리할 시점이 되었다.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연말이었고, 더 이상 9살 엄마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아직 9살 엄마인 채로 머물러있는데, 그 어떤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늘 그랬다.


임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출산의 아픔은 갑자기 찾아왔고, 정말 하얀 백지상태에서 신생아 시기를 맞았다. 이제 좀 익숙해지나 싶었을 때 나비는 걸었고, 뛰었고, 천방지축으로 자랐다.


늘 그랬다. 나비의 성장 속도는 항상 엄마인 나를 앞질렀다. 이런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새해를 맞았고, 이제 엄마 나이 10살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나비는 지난 1년 사이 또 부쩍 자랐다. 김치볶음밥과 라면을 즐겨 먹기 시작했고 가루약과 알약의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혼자 하는 목욕이 자연스러워졌고 발은 이제 나와 20m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글밥이 제법 있는 줄글책도 읽기 시작했고, 가끔은 시를 쓰기도 했다. 글씨는 여전히 삐뚤빼뚤이지만 숫자는 제법 또박또박 쓰게 되었고, 10번 중 2번은 알아서 숙제를 하겠다고 나섰다.


10살의 너는 또 얼마나 성장할까.


아직은 수다스러운 네가 좋은데 선배맘들의 이야기처럼 갑자기 과묵한 아들이 되어 버린다면 우리 집은 또 얼마나 적막할까.


나비의 성장과 변화는 언제나 내 예상을 뛰어넘었으니 10살의 너는 또 멋지게 자랄 거라 기대해 본다.


나는 걱정, 불안을 잘 다스리는 10살 엄마가 되길.. 연재를 마치며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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