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를 하는 용기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글을 쓰면서 기뻤고 무언가 해소되는 듯한 감정도 느꼈다. 지친 일상의 활력소였고 나만의 대나무숲을 찾은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의 글에 공감해 준다는 것도 새삼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런데 나는 가까운 지인들이 내 글을 읽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남편이나 남편 같은 남편이 말이다. 뭐 사실 나비 친구 부모님들이나 내 친구들 그리고 친척들도.. 여하튼 현실의 나와 글 속의 나비 엄마를 일치시키는 독자가 없길 바란다.
이런 걱정이 든 순간 나는 글을 쓰기가 두려워졌다. 마치 초등학생 때 선생님에게 검사를 받기 위한 일기를 쓰는 것처럼 날것의 마음을 다듬고 다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는 즐거움이 줄었다. 자체적 검열을 거듭하고 완성된 글을 읽어보면 이게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리고 '아 나는 글을 쓰면서도 불안해하고 눈치를 보는구나!' 참 안쓰럽단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에 등록된 자주 쓰는 이메일을 다른 이메일로 바꾸고 카카오 계정으로 가입한 것도 변경하고 싶은데 그건 방법이 없는 듯하다. 하도 이런저런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많은 요즘이다 보니 괜히 이런 것도 더 예민하게 생각하게 된다.
혹시 글에 내가 모르는 나와 나비의 개인 신상이 노출되는 건 아닌지 또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다시 글을 쓰는 건 새롭게 한번 더 용기를 내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적당히 숨기고 최대한 솔직하게 이 모순된 마음의 줄타기를 조금은 더 이어가 보려고 한다.
매주 연재일을 알리는 브런치앱 알림을 기꺼이 반가워하는 날이 오길. 언젠가는 아슬아슬 줄타기 속에 나만의 해법을 찾는 날이 오길. 그렇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