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타면 짐Gym이 있다. 배에 따라 짐의 규모와 종류는 다르다. 나는 하루 일정이 끝나면 늘상 짐에서 현장의 피로를 푼다.
가기 싫은 날도 있지만, 갔다 와서 싫은 날은 없었다.
짐에 가면 이런 사람들이 있다. 짧은 반바지와 쫄티 차림에 감출 수 없는 근육을 드러내며 거울 앞을 점령하고 있는 사람들. 꼭 두 세명이 모여 자신만의 운동법을 자랑하듯, 세트를 주고 받으며 짐을 호령한다.
나 같은 사람은 낄 수 없는 자리다. 그들이 사라지기까지 모퉁이 거울 조각 앞에서 아무도 주지 않는 눈치밥을 먹으며 가벼운 덤벨만 들었다 놨다를 반복할 뿐이다.
근데 이것도 오래하다 보니, 슬슬 뻔뻔한 깡다구가 생기더라.
은근슬쩍 중앙 무대로 나가보기도 한다. 한번씩 근육 좋은 사람들에게 툭툭 말을 건내보기도 한다. 꽤 무게가 나가는 덤벨을 들어보이며, 거울 앞에서 나만의 포즈를 취해보기도 한다.
내 몸은 그대로다. 반백년을 멸치로 살아 왔는데, 뭐 달라질리 없다.
하지만, 심장에 조금씩 근육이 붙은 것 같다.
심장에 붙은 근육은 우심장의 담대함과 좌심장의 자신감으로 나타난다.
거울앞에서 뽐낼 수 있는 이두근 삼두근은 어렵겠지만, 이제 심장에 근육을 좀 더 키워보자.
새해에도! 렛츠 고우 투 더 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