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의 대표 선자령

by 김기만

우리는 대부분은 령하면 고개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닌 곳을 하나 알고 있다. 그곳이 선자령이다. 두산백과사전을 찾아보면 높이는 1,157m이다. 대관령(832m) 북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산 이름에 '산'이나 '봉'이 아닌 '재 령(嶺)'자를 쓴 유래는 알 수 없는데, 옛날 기록에 보면에는 대관산, 《동국여지지도》와 1900년대에 편찬된 《사탑고적고(寺塔古蹟攷)》에는 보현산이라고 써 있다. 산자락에 있는 보현사(普賢寺)의 기록을 전하는 《태고사법》에는 만월산으로 적혀 있는데, 보현사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과 같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되어 있다.


산의 해발은 높지만 산행 기점인 구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에 자리 잡고 있고 선자령까지 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등산로가 평탄하고 밋밋하여 쉽게 오를 수 있다. 그 때문에 전 구간은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


선자(仙子)란 곧 신선, 혹은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말한다. 능선이 아름답다. 요즈음은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다. 이 산은 겨울산행 시 우리가 찾는 대부분이 있다.


겨울이면 대관령휴게소에 승용차나 관광버스가 많이 주차되어 있다. 영동고속도로가 터널로 개통되기 전에는 대관령을 올라온 자동차나 대관령을 내려갈 차들이 이곳에 휴식하고 움직였는데 요즈음은 겨울에 이곳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들은 겨울을 즐기기 위하여 온 차들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대관령에 오면 생각나는 시조가 있다. 학교 때 배운 한시이고 신사임당이 지은 시라고 알고 있다.


踰大關嶺望親庭(유대관령망친정) 대관령 넘으며 친정을 바라보고...

申師任堂(신사임당)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림영)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
回首北坪時一望(회수북평시일망)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


늙으신 어머니를 강릉에 두고
외로이 서울길로 떠나는 이 마음
때때로 고개 돌려 북평 쪽 바라보니
흰구름 아래로 저녁산이 푸르구나.


휴게소에서 시작하는 선자령 등산길이다. 아니 산책길이다. 오른쪽으로 갈 수도 있고 왼쪽으로 갈 수도 있다. 대부분 자기 생각대로 간다. 눈썰매를 타보고 싶은 사람은 오른쪽 눈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왼쪽으로 많이 간다.

나는 눈을 즐기고 싶어 왼쪽으로 갔다. 처음 접한 대관령 바로 위 언덕에서 나무는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한쪽면의 가지는 없이 자라고 있다. 눈은 바람에 의하여 언덕에 가득하다. 눈이 무릎까지 아니 더 많이 쌓여 있다. 눈이 등산화 속으로 들어간다. 이곳을 오면서 스패츠를 하지 않은 이유는 그저 그렇다. 모르기 때문이다. 바닷가 바람에 모래가 사구가 사막처럼 보이는 것 같이 눈이 바람에 언덕을 형성한다. 이원리를 알면 언덕을 피해 가야 한다. 계곡보다 언덕 위에 더 많은 눈이 있는 이유다.

계곡에도 눈이다. 이곳은 다른 곳보다 눈으로 대표될 수밖에 없다. 동해안의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부딪히면서 눈구름이 형성되어 눈이 겨울을 장악한다. 그래도 요즈음은 눈이 적게 내린다. 지구가 17세기에서 18세기의 간빙기를 지나서 이제는 점점 열기를 품고 있는데 인간들이 화석연료를 이용하여 열을 더욱 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석탄기가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 화석연료를 만들 수 없는데 너무 쉽게 사용한다. 미세먼지 대부분이 화석연료 때문이다.

선자령의 샘터도 얼어 있다. 모두가 추운 겨울이기 때문이다. 겨울에. 춥지 않으면 그다음 해 병충해가 기승을 부린다. 겨울에 추위에 1년생의 벌레들이 추워에 견디지 못하고 동사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벌레는 다년생이 되는 것이다.


선자령은 ‘바람의 언덕’이다. 정상부에는 풍력발전단지가 있다. 화석연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조성하였는데 멀리서 보면 장관인데 가까이 가면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고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최소의 면적에서 최대의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선자령 자체는 산이지만 나지막한 언덕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구릉지대도 있고 계곡도 있지만 해발 800m 이상의 고원지대에 봉우리가 형성되어 있어 더욱 그렇다. 왼쪽으로 돌아가면서 눈을 만끽한다고 할 수 있다. 임도를 만나서 선자령 정상으로 가기 전 다시 한번 쳐다볼 뿐이다

백두대간 선자령이라는 정상석이 너무나 크게 바람을 막고 있다. 저 바람 속에 하늘을 향하여 솟구치어 있다. 인증샷을 남기기 위하여 너도나도 줄을 서있다. 그것을 며칠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찍자다. 찍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처럼 찍는다. 찍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된다. 다양한 포즈도 취하면서 남들에게 원성도 산다.

이제 대관령휴게소로 돌아간다.

돌아가면서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고 즐기면서도 갈 수도 있다. 시간은 많다. 평상시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선 통제소가 있고 중간중간 볼거리가 있다


지나가다 대전에서 온 친구를 만났다. 산을 좋아하는 친구를 우리는 왼쪽 친구는 오른쪽으로 돌아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만난 것이다. 산에서 친구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만났다.


눈썰매를 탄 사람들이 엉덩이에 눈을 붙이고 지나간다. 배낭에도 썰매로 사용된 것이 있다. 우리는 눈썰매 탄 곳을 조심스럽게 지나가야 한다.

우주선이 착륙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kt 송신소라고 한다.

새봉은 전망대이다. 모두가 이곳도 보고 저곳도 본다. 동해안도 본다.


지나다 보면 국사 성황당이 있다. 제당은 약 5평 규모의 목조 와가로 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범일 국사의 화상이 그려져 있다. 매년 음력 4월 12일 금줄을 치고 4월 15일 제사를 지낸 후 위패를 모시고 대관령 여국사 성황당에 합위(位牌) 한 후 강릉 단오제가 시작되면 대관령 국사 성황신과 대관령 국사 여성 황의 위패를 함께 단오장에 모시고 갔다가 단오제가 끝나면 다시 모시고 온다고 한다.


이제 대관령 휴게소로 간다.


선자령에 대한 기상정보를 확인해본 결과 선자령의 눈을 보려면 12월보다는 1월이나 2월이 적격일 것이다. 선자령을 생각하면 이렇다. 착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대관령에서 남쪽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관령의 북쪽에 선자령이 있다. 그것을 모르면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