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길 7코스

by 김기만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우리네 조상은 산길로 다녔다. 산이 우리 국토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편한 길은 없었을 것이다. 중국같이 광대한 땅에서는 걸어서 다니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수레를 타고 다녔다. 말을 타고 다니기에도 적절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것이 우리의 적을 방어하는 수단이 되었다. 산굽이를. 돌아가면 하루가 걸리는 길을 조상들은 힘들지만 능선을 고갯마루를 넘었다.


구봉산을 올랐다가 조비산을 내려오는 길이다.

영남길 7길 구봉산길은 원삼면 독성리에서 백암면 석천리 황새울길로 이어지는 구봉산과 정배산, 조비산을 관통하는 길이며, 용인 동부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중심산이 구봉산이고 정배산과 조비산은 구봉산의 지산(支山)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정배산에서 조망할 수 있는 드라마 촬영 세트장인 드라미아 또한 좋은 볼거리라 할 수 있으며. 구봉산과 정배산을 지나 만나는 조비산은 수려한 경관과 멋진 암벽이 있어 암벽등반을 즐기는 사람들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이 되어있다.


아침 일찍 경전철을 타고 송담대 종합운동장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간다. 독성리에 도착하여 구봉산으로 간다. 멀리 온 것이다. 이제는 거의 용인 끝으로 가고 있다. 용인 끝을 지나면 안성의 죽산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을 하여야 한다. 독성리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여 하차를 한 후 구봉산 방향으로 걷는다.


어느 날 구봉산길을 걷는데 전날. 내린 눈이 우리를 반긴다. 그날이 겨울을 떠나보내기 아쉬워서 내린 눈이었다. 눈 내린 날은 어딘지 모르게 무엇이 좋다고 뛰어다니는 것이 강아지이다. 강아지는 무엇에 끌리는지 눈이 내리면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둥지박물관은 이른 아침이라 열리지도 않았고 바로 펜션들이 즐비한 구봉산 입구다. 혹, 근처에 산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용인에 가면 구봉산이 있고 펜션들이 즐비하게 있으며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지자체는 많은 것을 만든다. 이곳은 용인시에서 만든 용인 너울길이다. 구봉산 너울길이다.


펜션 지대가 끝나는 지점에서 구봉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나타난다. 친구 셋이서 마운틴 캠핑장을 지난 후 구봉산 등산로에 들어섰다. 그런데 우리와 유사하게 개 3마리가 우리와 동행을 한다. 어느 집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산에 들에 다니는 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가는 구봉산을 앞서기니 뒷 서기니 하면서 동행을 한다. 우리는 저 개들이 어느 선까지 따라올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영역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냥 두었다. 개들은 영역이 있는 것 같다. 산을 다니면서 개들이 짖고 따라와도 가만두면 어느 정도 오다가 동네 입구에서 돌아가는 모습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큰 개, 중간 개, 작은 개 세 마리가 구봉산으로 간다. 사람 셋도 걷는다. 눈길 위에서 우리는 마지막 겨울의 아쉬움을 달래지만 눈은 순식간에 녹으면서 우리들에게 물폭탄을 순간순간 안긴다.


구봉산은 통상적으로 봉이 9개 봉이 있는 경우 구봉산이라고 하는데 여기는 그렇다고 설명이 되어 있는데 재미있는 전설을 붙여 놓았다.


조선이 한양에 도읍지를 정하기 전의 일이다. 임금은 도읍지를 정할 만한 곳을 찾기 위해 전국 각지의 명산을 모두 알아오라고 하였다. 그때 구봉산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여러 대신들의 논의 끝에 서울의 삼각산, 공주의 계룡산, 용인의 구봉산이 일차적으로 선정되었다. 임금에 명에 따라 대신들은 이 세 산을 직접 찾아가 산세를 파악하였다. 그때 용인의 구봉산이 신령스러운 산으로 보여져 찾아온 대신들도 감복하였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삼각산과 구봉산이 선택되었으나, 감히 인력으로 선택할 만한 일이 아니라 도사에게 물었다 한다. 그랬더니 어느 도사가, 두 산 가운데 봉우리 백 개를 먼저 만드는 산을 도읍지로 정하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구봉산 산신령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봉우리를 만들기 시작하여 백 개를 모두 만들었다. 당시 삼각산 산신령은 한 봉우리를 만들지 못했다 한다. 구봉산 산신령은 임금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자 서둘렀으나 갑자기 억수 같은 비가 퍼부어 내렸고 그 때문에 봉우리 하나가 뭉개 지고 말았다고 한다. 구봉산 산신령이 낙담하고 있는 사이 삼각산 산신령이 마지막 한 봉우리를 만들었고 결국 삼각산이 결국 승지로 선택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삼각산을 배경으로 한양이 들어 선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구봉산까지 따라온 개 3마리는 정배산까지 따라온다. 처음에 개의 영역이 구봉산까지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마을을 지나오면서 따라온 개인만큼 그 개들이 주인을 따라서 구봉산까지 왔을 것이며 그 지역을 벗어나면 이제는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아니다. 이개들이 계속 따라온다. 지속적으로 논쟁하면서 개들을 쫓아 본다. 하지만, 헛수고다.


"저 개들을 어떻게 하나?"

"좇아버리자"

"아니야 개들은 영역이 있어서 더 이상 안 올 거냐"

"아닌데"


구봉산에서 정배산까지 오면서 톱니처럼 오르내림이 있다. 그렇게 높지 않은 산이지만 봉우리 3개를 오르내리면 대간이나 정맥을 종주해보지 않으면 톱니처럼 된 봉우리는 오르내림이 지속되면 힘들다 친구가 힘이 든다.


구봉산 등산로는 한남정맥 중의 하나이다.

삼각 점봉, 달기봉, 정배산이다. 오른쪽은 용인 대장금 파크이며 왼쪽은 골프장이다. 골프장을 옆을 지난다.

이곳에서 큰 개, 중간 개, 작은 개에서 큰 개와 작은 개만 남았다. 중간 개는 영역을 넘어서서 다시 돌아간 것으로 추정하였고 큰 개은 작은 개 즉, 강아지가 멋도 모르고 계속 우리를 따라오니 작은 개를 데리고 갈 모양으로 따라오는 것 같다. 정배산을 지나면서 조금 더 가니 이제 큰 개도 없다. 이제 강아지만 남았다. 우리는 작은 개를 따라오지 못하도록 쫓아 버리기도 하였지만 이 녀석은 막무가내다. 먼발치에서 따라온다. 우리가 걸은 길도 만만치 않은데 이것을 따라왔으니 이제는 이 녀석이 지쳐서 제풀에 쓰러져 있다가 따라온다.


친구도 지친다. 조비산을 올라가는 언덕에서 이제는 쉬어가는데 강아지가 따라온다. 우리는 쉬고 있다. 하지만, 갈림길에서 쉬고 있는데 조비산을 직접 올라오는 산객들을 따라 작은 개가 따라간다. 지나가는 산객이 우리에게 묻는다.

"이 강아지 아저씨들 강아지요?"

"아닙니다"

"이 녀석 우리를 따라왔어요"

"아니 이제 우리를 따라와요"

이제는 강아지를 보면 무조건 동네에서 쫓으리라, 우리에게 강아지 트라우마가 생겼다. 10코스인가 9코스에서도 강아지가 따라붙어 이 트라우마가 우리에게 교훈을 주어 절대로 강아지를 근처에 붙이지 않았다.


그 작은 개는 지나가는 산객을 따라 산을 내려갔다.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이제 용인 8경 중에 하나인 조비산이다. 조비산은 높지는 않지만 용인에서 제일 아름다운 산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용인 들판에 우뚝 솟아 그렇게 높지 않지만 높게 보이는 것다. 설명에 보면 조비산은 새가 나는 형상이라 명명되었으며, 다른 산들은 서울로 향하고 있는데 조비산만큼은 머리를 남쪽으로 두고 있어 "역적산"이라고 하였다 한다.

조비산에는 사람들이 암릉을 연습하는 구간이 있다.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용인 지역의 유일한 암장인 조비산 암장은 폭 200m, 높이 70m쯤 되는 큼직한 암봉으로 조비산 암장은 15분이면 접근할 수 있어 프리 클라이밍을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한다. 어느 날 tv를 보는데 이곳에서 클라이밍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그곳이 저절로 생각이 났다.

저렇게 열심히 연습을 해서 인수봉으로 가는 것 같다.

예전에 주석을 캐던 곳에 20여 m의 동굴이 형성되어 있다. 동굴 속은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 있다. 클라이머들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조비산 아래에 농지를 지나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겨울이 끝나가지만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제 시작이다.


여기에서 고민이다. 죽산으로 갈 것인지 용인으로 갈 것인지 고민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얼마 되지 않은 백암을 거쳐 용인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