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두번째 이야기

by 김기만

산행은 즐거움의 연속이다.

산행은 어려움의 연속이다.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즐거움이고

산행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산행은 힘든 여정이다.


나는 산행을 좋아한다.

추위가 와도 더위가 와도 산으로 가는 것을 좋아한다.

산으로 가는 것이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일주일의 피로도 없애고

일주일의 쓰라린 생각도 없애고

일주일의 다양한 경험을 없애고 새로운 일주일을 시작한다.


오랜만에 안내산악회를 이용한다.

대중교통과 자차를 이용하여 산행을 하다가 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한다.

안내산악회가 좋은 것은 내가 산행을 시작하는 지점에 나를 내려주고 끝나는 지점에서 나를 집 근처로 데려다준다. 안내산악회가 나쁜 점은 산으로 가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그 제한적인 시간에 산행을 끝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산으로 간다.


오늘은 무등산이다. 무등산은 광주광역시의 진산이고 광주시 사람들은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 이웃한 담양, 화순 등에 걸쳐 있다. 우리의 무식한 생각은 북한산처럼 광주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광주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무식한 생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무등산을 갈 때마다 이 생각에 잠겨있다. 북쪽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는 알겠다. 광주의 동쪽 그리고 무등산에 오르면 서쪽으로 광주가 보인다는 사실이다.


무등산을 가면서 안내산악회에서 원효사 쪽에서 출발하여 증심사 쪽으로 내려온다고 하여 한번 가보기로 하였다. 사실 원효사 쪽으로 등산도 하사도 해본 기억이 없다. 그래 가보자 하고 집을 나선다. 이른 아침 눈이 내리고 있다. 서울에 눈이 내리고 있는데 설산보다 남쪽의 산으로 간다. 서울 인근의 산들을 가면 설산이 될 것인데 아직 설산을 보는 것이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여 그날 밤을 잊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버스 안은 무척이나 조용하다. 흥분의 도가니에 있다가 이른 아침 산으로 가는 것이다. 그래도 아쉬움이 있는지 버스에서 동영상으로 하이라이트를 보는 사람도 있다. 조용한 버스에 잠을 청하면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간다. 정안휴게소에서 휴식을 하고 있는데 부족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밖에는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도로에는 눈이 쌓이지 않고 있다. 광주에 가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전주를 지나고 점점 내려가면서 차장밖은 이제 아무것도 내리지 않는다. 그만큼 중부지방에만 눈 또는 비다.


광주에 진입하여 무등산으로 가는데 차장 밖이 이상하다. 익숙한 지역명칭이 보인다. 버스기사 아저씨도 흥분의 도가니에서 목적지를 주차장 위치를 잘못 입력하여 증심사 주차장으로 버스가 온 것이다. 도착을 하여서 버스기사 아저씨도 황당한 표정이고 산악대장도 자다가 일어나서 황당하다는 표정이면서 산행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게나 하고 사람들에 의견을 물어본다. 이렇게 된 것 어떻게 하냐 하고 증심사 쪽에서 등산을 하고 하산을 원효사 쪽으로 하자고 한다. 모두들 호탕 하다. 등산객들은 진상고객이 없는 것 같다. 6시간의 산행시간이 주어졌는데 충분할 것 같다. 11시에 시작하여 오후 5시까지 내려오면 되는 것이다.

오른다. 증심사 쪽은 몇 번 오른 기억이 있기에 그저 즐기면서 올라간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가기에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아니어도 그저 걸을 뿐이다. 여러 명이 같이 걸으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나 혼자 걸으면 무조건 걷고 쉬고 사진을 찍어서 그런지 시간이 그렇게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국립공원을 알리는 표지석을 지나고 노무현길을 알리는 표지석을 지나 증심사 경내를 지나 당산나무까지 걸어간다. 광주는 가뭄이라고 하는데 개울에 물이 아직 있다. 최근에 비가 내린 흔적일 것이다. 무등산 증심사라는 일주문을 지나고 당산나무 근처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당산나무가 앙상한 모습이지만 여름철에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즐비하였을 것이다. 그 그늘이 큰 그늘을 만들었을 것이다.

당산나무를 지나 중머리재까지는 감흥은 없다. 그냥 걸을 뿐이다. 지인이라고 있다면 수다라도 떨겠지만 오늘은 혼자 산행이다. 같이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나 혼자만의 고독을 즐기면서 그 고독 속에 산을 오르면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할 뿐이다. 처음에는 생각을 정리하고 중머리재가 500m가 남았다고 할 때는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걸을 뿐이다. 산행을 하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무념무상의 세계로 접어들기도 한다.


중머리재에 도착하였다. 중머리재라는 표지석을 담고 이동을 하는데 젊은 친구 1명이 사진을 담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1명인가 하고 담는데 또 1명이 추가되고 또 1명이 추가되고 하여서 6명의 단체사진을 담아준다. 독사진에서 단체사진까지 담아 준 것이다. 처음에는 혼자 인증샷을 남기려고 하였는데 같이 산행을 온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든 것이다. 이것도 재밌고 저것도 재밌다. 이제는 오른다. 해발이 높아지면서 찬바람이 분다. 장불재가 가까워지면서 하산하는 사람들이 장갑도 착용하고 모자도 눌러쓰고 있다. 광주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이곳이 추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북쪽에서 와서 그렇게 춥지 않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찬바람이 분다.

광주천 발원지라는 표시가 있다. 발원지인 만큼 가뭄 속에도 물이 솟아나고 있다. 발원지를 지나면 바로 장불재이다. 예전에 광주에서 화순으로 넘어가는 고개였다고 하는데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고개를 넘어가는 것이 빠르고 쉽게 갈 수 있기에 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그렇기에 산적들이 길목을 지키면서 지나가는 행객들은 급습하였던 것이다. 장불재서 무등산의 주상절리를 바라다보면서 쉴 곳을 찾는다. 그래도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인공으로 만든 시설이 있어 너도나도 그곳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고 올라오면서 부족해진 영양분을 보충한다. 입석대로 방향을 잡고 올라가면 되는데 성큼 나서기보다는 장비를 정비를 한다. 장갑도 착용하고 바람이 불 것에 대비하여 바람막이 재킷에 추가하여 패딩도 입는다.

멀리 있는 무등산 정상이 그저 반가울 뿐이다.

그래도 걷다보면 정상인 것이다.

억새 속으로 들어가면서 입석대를 지나간다. 주상절리를 사진으로 담는다. 나는 전망대가 있는 곳보다 바로 아래가 더 좋다고 하는데 다시 시설을 설치하기 뭐해서 그런지 전망대에 사진을 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전망대 바로 아래에서 사진을 담고 전망대에서 사진을 담고 이동하면서 입석대를 담는다.

입석대를 보면서 저렇게 주상절리가 형성이 되는 것도 자연의 이치고 그 자연의 이치를 이제야 보면서 조선시대에는 저것을 무엇이라고 했을지 궁금하다. 지금은 화산활동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무엇이라고 하였을지 궁금할 뿐이다. 지식이 없을때 무엇이라고 할지는 상상이 간다.

서석대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이웃한 무등산의 정상인 천왕봉이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가 숨겼다 한다. 내년이면 완전히 개방한다고 하는데 오늘은 그 자태도 잘 보여주지 않는다. 개방이 되지 않아 보존되고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인데 서석대에서 천왕봉 구간은 이제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서석대를 오르면서 서석대 정상석을 인증샷으로 남기고 멀리 천왕봉을 다시 한번 노려보지만 헛수고다. 그리고 서석대의 모습을 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하여 하산을 시작한다. 2-30m를 내려가면 전망대가 있고 서석대를 담을 수 있는 데크가 있다. 데크에서 서석대를 담는다. 3년 전 이곳에 왔을 때 서석대를 담지 못하였다. 그때는 천왕봉이 개방되는 날이라서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 급하였다. 오늘은 서석대를 담는다. 데크 옆에 위험하다고 하는 바위 위에 사람들이 오른 흔적이 역력하다. 나도 올라보니 이곳이 뷰 맛집이다. 이런 곳을 남겨두고 전망대 데크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서석대를 내려서서 가는 길은 가파르게 내려간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힘겹게 올라온다. 그래도 오르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2-300m를 오르면 정상이기 때문이다.

원효사와 중봉을 가는 갈림길에서 중봉을 가는 길에 들어선다. 중봉으로 가는 길의 억새 맛집을 보기 위한 것도 있고 중봉에서 무등산 정상을 바라보는 맛집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원효사를 가는 길은 중봉을 갔다가 온 후 버스정류장이 있는 길을 찾으면 되기 때문에 문제없다. 길게 내려가는 것이 하산길로 최고다. 중봉을 올라서 정상을 바라다 보고 다시 광주시내를 돌아본다. 예전에는 이곳에 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복원이 되었지만 억새의 향연이 펼쳐진다. 산 위에 자연스럽게 복원이 되지 않는 곳은 억새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 많다. 황매산도 그렇고 지리산 바래봉도 그렇다.

중봉을 갔다 온 후 원효사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하여 갈림길로 갈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버스정류장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길을 따라 걷다가 50m쯤 가면 옆으로 가는 길이 있다. 임도가 아닌 산길로 걷는 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면 위로 가는 길과 아래로 가는 길이 나타난다. 위로 가는 길은 서석대로 가는 길이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원효사로 가는 길이다. 길고 지루하게 내려간다. 처음 500m 정도만 가파르게 내려가고 난 다음 길은 평탄하게 산허리를 감싸면서 둥글게 둥글게 형성되어 있다. 무등산 옛길이라고 한다. 그렇게 평찬하가 길은 이루어져 있다. 그만큼 지루하다고 할 수 있다. 등산하는 길이 아닌 하산길이다. 그렇게 감흥도 없다. 다만, 산죽이 있을 뿐이다.

내려가면서 제철유적지가 있다. 그런데 그것도 그렇게 감흥이 없다. 제철을 이곳에 하였다고 하는데 이정표와 함께 유적지로 그저 그렇다. 이곳에 예전에 제련을 하였다고 한다. 무등산에는 제철을 위한 철광석이 있었고 이를 무등산에서 나오는 나무를 이용하여 제련을 하였다고 한다. 무등산의 주상절리 자체에 철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것 같다. 제철유적지에서 원효분소까지 700m다. 내려가면서 편백나무 숲이 있어 그곳에서 산림욕을 즐기고 내려간다. 그런데 끝이다. 원효사는 오른쪽 주차장은 왼쪽이다.

버스는 고속도로 입구까지 굽이굽이 내려간다. 원효사 입구에서 고속도로 입구까지는 표고차가 상당한데 우리는 그렇게 많이 올라온 곳에서 산행이 종료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버스기사 아저씨가 잘못하여 들머리와 날머리가 잘못되었지만 잘 된 것이다. 버스는 헤드라이트를 켜고 내려간다. 어둠이 그렇게 빨리 찾아온 것이다. 내년에 천왕봉이 개방될 때 다시 한번 이곳에 찾아올 것이다. 원효사 입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