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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업하는 건물주 Sep 16. 2024

손님을 단골손님으로 전환하기

단골손님은 사랑이다


 단골손님을 충성고객이라고 표현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충성이라는 표현보다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단골손님은 정말 사랑이다. 사랑이 없다면 이렇게 자주 방문할 수가 없다. 정가한이 힘들 때 단골손님들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고 커질 수 있었다.

 감사하고 감사한 단골손님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다른 것 없다.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이다.

 친절하지 않은 곳은 망할 수밖에 없다. 입소문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동네장사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나는 식당 운영을 하지만 음식을 사 먹으러 다른 식당에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우리 매장과 다른 분위기를 느끼며 배울 점이 있으면 따라 하고 타매장의 단점이 우리 매장에 장점이 될 수 있도록 보완도 한다.

 수저통에 수저는 깨끗한지, 한 장씩 뽑아 쓰는 티슈는 손님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넉넉하게 채워져 있는지, 수납은 어떻게 했는지, 메뉴판은 어떤지, 직원분들은 친절한지, 사장님은 어디 계시는지, 일하는 분위기는 어떤지 등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이것저것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직원분과 사장님의 친절함이다. 남편은 주방을, 나는 홀을 담당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홀을 더욱 중점적으로 보게 되는데 내가 느낀 바로는 사장님들의 평균 80%는 친절한 편이다. 셀프 반찬대가 있는 줄 모르고 반찬 리필을 요구했을 때 직원분들은 반찬대 위치를 알려주는 반면 사장님들은 직접 반찬을 담아서 다시 가져다주신다. 대부분의 직원분들은 일만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사장님은 마음을 다해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장은 식당 운영이 생계니까! 생계인데도 불친절하다면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사장님이 일하고 있는 곳에서 밥을 먹으면 기억에 남는 기분 좋은 식사가 되고, 직원분들만 일하고 있는 곳에서 밥을 먹으면 아무 감정 없이 먹고 나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점을 보았을 식사 시 매장 분위기가 제일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사장님과 직원님의 마음이 담긴 친절함은 첫 손님을 단골손님으로 전환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책을 보면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보답하려는 심리-

라는 내용이 나온다. 즉, 심리학적으로 손님께 친절하게 대접하면 재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돈 쓰러 갔는데 대접받는 기분이면 그 식당에 대한 좋은 기억이 떠올라 그 기분을 또 느끼고 싶어서 일부러 재방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식당과 비교했을 때 이 집도 맛있고 저 집도 맛있다면 손님은 결국 친절한 식당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때마다 대접받는 기분이 드는데 가는 게 손해라는 느낌들도록 사장님과 직원님들은 손님께 정말 잘해드려야 한다.

 

 어떻게 하면 손님께 잘해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친절을 베풀 수 있을까?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좋은 인상을 주는 간단한 방법'이라는 내용 중, 고대 중국인들의 속담이 나온다.

-웃는 얼굴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상점을 열어선 안 된다.-

즉, 잘 웃으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속담도 있지 않은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웃어야 한다. 웃지 않으면 절대로 친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환한 미소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게 만드는 행복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기분이 좋으면 음식도 맛있게 느껴져서 행복함을 느낀다. 손님이 행복하면 사장도 행복하다. 이 기분 그대로 다음 손님을 맞이하면 다음 손님도 기분 좋게 음식을 기다리게 된다.

  혹여나 식당 측에서 실수가 있더라도 손님은 기분 좋게 이해하고 넘어가준다. 그런 손님께 감사해서 작은 서비스를 챙겨 드리면 손님은 굉장히 고마워한다. 서로 매끄러운 관계가 계속 이어지고 서로에게 배려심이 생겨서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결국 손님도 좋고 사장한테도 좋은 일이다.

 웃자. 항상 웃자. 웃는 자에게는 복이 생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반가운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고, 눈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발음은 정확하게, 높은 톤으로 표현하면 친절함은 배가 된다. 손님이 했던 말을 똑같이 반복해서 대답하면 만족의 표정을 지어 보여주신다. 그때마다 손님과 나 사이에 무언의 신뢰가 만들어진 기분이다.

 손님의 말을 똑같이 반복하여 대답하는 것은 '개그맨 고명환'님의 책을 읽은 후 실천하였고 나머지는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것인데 이를 증명하는 법칙이 존재하고 있었다.


 메러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에 의하면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에 이른다는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보다는 보이는 행동과 말투, 표정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손님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특히 단골손님의 특징은 센스 있게 외우는 것이 좋다.


○더워하는 행동을 취하면 시원한 자리로 옮겨 드리거나 선풍기 바람을 집중시켜 드린다.

○두리번거리는 행동을 취하면 다가가서 무엇이 필요하신지 먼저 여쭈어본다.

○자주 드시는 메뉴가 있으시다면 "오늘도 이 요리로 준비해 드릴까요?"라고 먼저 여쭈어 본다.

○나무젓가락을 요청하셨던 손님이 재방문하시면 말씀하시기 전에 나무젓가락을 미리 챙겨 드린다.

○완숙을 좋아하시는 손님께서 계란프라이를 요청하시면 "완숙으로 구워드릴까요?"라고 먼저 여쭈어 본다.

○시원한 것을 좋아하시는 손님께서 요청하시기 전에 "콩국수에 얼음을 많이 넣어 드릴게요."라고 먼저 말씀드린다.

○콩국수를 주문하실 때 다른 반찬은 필요 없고 고추만 달라고 요청하셨던 손님께는 "오늘도 반찬은 고추만 챙겨 드리면 될까요?"라고 먼저 여쭤본 뒤 고추와 쌈장 왕창 드린다.

○꼬들면을 안 좋아하시는 손님께 "콩국수 면을 1분 더 삶아서 드릴게요."라고 먼저 말씀드린다.

○항상 혼자서 식사를 하셨는데 지인분들을 모시고 오셨다면 손님이 돋보일 수 있는 멘트와 함께 음료수를 서비스로 드린다.


등등


 이런 니즈를 파악하려면 손님이 머문 자리를 정리할 때 남은 잔반을 유심히 관찰해야 하고, 재방문 시 손님의 니즈를 먼저 간파해서 적당한 타이밍에 도움을 드리는 연습을 신경 써서 해야 한다.

 의외로 손님은 식당에서 큰 대우를 바라지 않는다. 적재적소의 도움을 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것이 친절이고 첫 손님을 단골손님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친절이 깃드는 그 순간, 손님도 특별한 존재가 되지만 동시에 사장도 특별한 존재가 된다.


※주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면 손님은 큰 대우를 바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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