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유럽 문화수도 타르투
서울에서 7330km나 떨어져 있으며 한국과 접점도 거의 없는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에 대해 알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더군다나 그 나라에 직접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다녀왔다면? 아마도 이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특별한 인연일 것이다. 어떠한 계기에서든 일단 에스토니아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고 이 생소한 나라의 매력에 푹 빠진 이상 꼭 한번 가보고싶은 도시가 있었다.
바로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 타르투(Tartu)다. 항구도시 탈린에서 기차에 올라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뚫고 약 두 시간을 달려가자 에스토니아 내륙지방의 작은 도시 타르투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타르투는 여러 면에서 수도 탈린(Tallinn)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낸다. 발트 삼국을 통틀어서 가장 잘 나가는 대학교가 있는 이 도시는 젊은 대학생들로 넘쳐나며 세련된 카페와 맛집들로 가득하다. 그럼 지금부터 타르투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타르투는 북동유럽 발트 삼국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대학으로 유명한 타르투 대학의 도시다. 1632년 스웨덴 지배 시절 설립된 타르투 대학교는 에스토니아 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저명한 생물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등을 배출한 전통 있는 교육기관이다. 참고로 에스토니아의 현직 대통령이자 최초의 여성 대통령 케르스티 칼률라이드(Kersti Kaljulaid)는 이곳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타르투는 약 10만 명의 전체 인구 중 무려 1만 5천 명이 타르투 대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도시 경제와 시스템이 모두 학생들 위주로 돌아가는 만큼 도시 전체에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와 맛집들이 가득하다. 영국에 대학도시 옥스퍼드가 있다면 에스토니아에는 타르투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르투는 매우 인터내셔널 한 도시이기도 하다. 타르투 대학교 학생의 십 분의 일에 달하는 인구가 유럽 전역과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따로 에스토니아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다. 교환학생들이 많은 만큼 학생들이 거리와 카페 곳곳에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영어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광경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도시 한 군데를 꼽는다면? 수없이 많은 유적지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넘쳐나는 유럽에서 목적지를 정하는 데에 애를 먹고 있다면 매년 선정되는 유럽 문화수도를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유럽에서는 매년 유럽 대륙의 도시 한 곳을 유럽 문화 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로 선정하여 각종 행사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985년 아테네를 시작으로 약 40개 이상의 도시들이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 수도로 선정되었다.
과거 스웨덴, 독일, 러시아, 폴란드 등 열강들의 각축장이었던 이 도시는 문화적 다양성과 높은 교육 수준을 인정받아 2024년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되었다. 앞으로의 타르투 관광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쯤 낯선 나라 에스토니아의 대학도시 타르투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