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교도관들에게 사동냄새가 어떤 냄새냐고 묻는다면 무슨 냄새인지 단번에 알 것이다. 퀴퀴하면서도 습한 기운에서 오는 냄새인데 그 안에 약간의 샴푸향도 뒤섞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냄새이다. 사람이 없는 빈 공간은 하얀 도화지 같은 투명한 냄새가 나지만 사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공간은 그 사람의 색을 닮은 냄새가 난다.
사동에서는 온갖 수용자들의 냄새가 뒤엉켜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냄새를 형성한다. 그것이 바로 사동냄새다. 이곳이 아니라도 사람들이 밀집한 공간이면 어느 곳이든 냄새가 나게 되어있다. 지하철, 버스, 교실, 사무실 등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곳의 냄새는 다른 곳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너희 그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그럼 나 방에다 똥 싸지른다!" 어제는 한 수용자가 방 곳곳에다 대변칠을 했다. 방뿐만 아니라 자기 몸에도 대변칠을 했다. 근무자에게 욕설은 기본. 자신은 잃을 것이 없으니 덤빌 테면 덤비라는 식이다. 밖에서는 똥이 더러우면 피하면 되지만 여기선 진짜 똥이 더러워도 피할 수 없다.
오늘은 정신질환 수용자가 옷을 입은 채로 오줌을 싸서 며칠 동안 갈아입지 않아 온 사동에 지린내가 진동했다. 이 수용자는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힘들고 소변조차 그냥 아무 데나 갈기는 수준인데 교도관의 말이 통할 리는 더더욱 없다.
근무가 끝나고 옷을 갈아입으면서 제복에서 사동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후각이 민감한 나는 그것이 출근할 때와 분명히 다른 냄새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그것은 많은 수용자들의 땀냄새, 때로는 소변냄새, 대변냄새지만 이제는 나의 냄새가 되어버렸다. 오늘도 하루를 마무리하며 신성한 의식처럼 뜨거운 물로 샤워하며 그 냄새들을 씻겨 내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