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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귤귤 Apr 10. 2021

프롤로그

요즘 제주는

  제주도는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 하는 창업자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외부 관광객이 현지인보다 훨씬 많은 특수한 환경 때문에 도심 속이 아닌 외진 곳에 가게를 차려도 잘되는 경우가 많았고 나이나 취향에서 소비자층이 특정되지 않고 다양해서 창의적인 사업 아이템을 많이 도전할 수 있었다. 덤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섬에서 생활을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육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제주도로 넘어와 가게를 차렸다. 


  많은 사람이 창업을 함에 따라 제주도에서는 한해에 생기고 사라지는 음식점과 게스트하우스가 수백 개라고 한다. 잘되지 않는 가게가 망하고 새로운 가게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제 이치이며 사회에 긍정적 순환이라고 할 수 있다. 잘되는 가게는 살아남아서 새로운 도전자에게 동기를 유발하고 노력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받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자연스러운 경제 순환이 깨진 느낌이랄까? 작년(2019년) 10월쯤 활발하던 상권이 어느샌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죽은 상권이 되어 있고 바다가 보이는 멋진 건물들 곳곳에 '임대', '매매'라는 글자가 붙어있다.


 

 제주의 많은 식당과 숙박업소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공장이나 기업이 거의 없는 제주도는 외지인뿐만 아니라 도민의 대부분이 관광,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소상공인의 비율이 높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국인 여행객도 없어지고 내국 이동도 자제되면서 제주도는 조금씩 더 힘들어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빈집과 상가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제주도에 대해 흥미를 느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제주도를 방문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글 중간중간 내가 소개한 곳들이 찾아가 볼 때쯤은 없어졌을 수도 있다. 그만큼 제주는 빨리 변해가고 있다. 남아있었으면 꼭 소개하고 싶었던 자주 가던 칼국숫집이 고깃집으로 변했다.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카페를 최근에 방문했을 땐 남겨진 거대한 이사 상자만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처음 글을 쓸 생각을 했을 때는 맛집이나 카페들을 소개하며 글을 이어나가려고 했지만 이렇게 급변하는 제주도에서 특정한 가게를 소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글의 방향을 조금 바꿔 보았다. 어떤 식당이나 장소를 추천하는 내용을 줄이고 나의 경험과 생각을 넣으면서 여행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해보았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제주도를 돌아다니며 보고 들었던 것들을 공유하려고 노력했다. 이 글에서 제주의 매력을 보고 여행을 결심한다면, 계획을 짤 때 한 번 다시 찾아보는 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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