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화정 May 02. 2024

한국 최고의 산문 《풍경과 상처》

단언한다. 김훈의 기행 산문집 《풍경과 상처》는 단연코 국문으로된 최고의 산문이라는 것을 자신한다. 신형철 평론가의 표현을 따르면, 시의 꿈을 품은 산문이고, 그 꿈은 한국어로된 산문 중 가장 높다. 감히 비교하자면 전설의 평론가 김현 선생의 《행복한 책읽기》, 시인이자 평론가인 남진우의 《올페는 죽을때 나의 직업은 시라고 했다》와 비슷하고, 문학평론이 아닌 산문의 층위에서는 이 두 텍스트들을 초월한다.



놀랍고, 경의롭다. 시인도 아닌 기자 출신의 작가이면서도 이토록 성스러운 풍경을 그려내는지 감탄이 절로난다. 《라면을 끓이며》에서 담백한 한국어의 미묘함을 요리했다면, 《풍경과 상처》에서는 한국어의 성스러운 풍경을 포착한다.


분명 기행 산문인데, '풍경'보다는 '몽상'에 집중하게 된다. 작가에게 풍경은 상처로 다가오는데, 내게 그 상처는 모조리 푼크툼이 되어 깊게 박혔다. 작가의 풍경은 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서식할 것이다. 내 글에는 그의 시적 상상력을 녹여내기 위한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험적 에로스 상실의 슬픔, <이응, 이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