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결정과 망설임
평소 결단력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10년 이상의 CEO 경력이 있다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얘기일 수 있지만 여전히 결정에 만만치 않은 어려움을 느끼며 잘 하지 못한다. 어쩌면 어려운 일들에 대한 결정은 미루거나 망설이고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쉬운 일들에 대한 결정을 잘하게 되어 결단력이 있다는 얘기를 듣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망설이면서도 결정을 해내는 14년 차 CEO가 되었다.
여러 가지 결정을 내린다는 건 CEO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정신 건강을 해치기도 하는 위협적인 것이기도 하다. 내가 선택한 방향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올바름'이란 없다. 부족하거나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결정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망설임을 최소화하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야 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불안함과 두려움을 무기 삼아 스스로를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
회사를 운영하고 성장시키는데 여러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지만 시기에 따라 핵심요소가 다를 수 있고 CEO나 리더는 그 핵심요소를 잘 결정하고 집중해야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다.
사업초기에는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요소를 결정하고 집중하게 되는데 그중 핵심요소라면 사람, 영업,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팔거나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 있어야 하고, 그 비즈니스를 잠재적인 소비자에게 소개하여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업 활동에 대한 방법도 결정 되어야 하며 이걸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중에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회사는 실패의 길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이때부터 CEO나 리더는 망설임 없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사업초기를 넘기고 초기 스타트업의 환경을 넘어서면 핵심요소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사람과 영업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변함없이 중요하며, 이쯤 되면 초기의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특정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시장을 확대하고 회사가 더 성장을 하기 위해서 "자금"이라는 연료가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이 네 가지가 모두 하나의 연결점을 가지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신중하지만 과감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다.
사실 사업 초기에는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을 하면 되지만 현재는 지금의 상황도 잘 이끌고 가야 하고 가까운 미래에 대한 방향도 설정해서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결국 지금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핵심요소를 더 추가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결정해서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추가될 핵심요소들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하여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결국 CEO나 리더는 회사의 핵심요소를 고민하고 추가해 나가면서 미래를 그려야 하는데, 이 과정들에서 수많은 결정의 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도 완벽한 결정은 없지만 결정은 해야 한다. 결정은 단지 어제보다 더 나은 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다.
CEO나 리더가 내려야 할 수많은 결정들은 피하거나, 위임하거나, 마주 하거나의 세 가지 방향성으로 진행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피할 수 있는 결정은 선별해서 제거해 나가고(사실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것보다 지금 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을 찾아서 제거하는게 더 중요한 일은 경우가 많이 있다), 위임해야 할 결정은 바로 실행으로 옮기며 마주해야 할 결정은 물러서지 않고 마주하고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여러 결정 중에서 세 가지를 먼저 분류하고 진행을 한다면 망설임을 줄일 수 있고, 효과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참 어렵다. 그 결정에 따른 실행을 하는 것은 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CEO나 리더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결정을 내린다고 그 결정이 즉각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낮다. 그렇지만 CEO나 리더는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훈련을 하고 나의 역량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피할 수도 없고 피하지도 않아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거나, 조직의 리더가 되는 순간. 리더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결정은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큰 '인내의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