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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CEO! 끝까지 가보자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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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디케이 Nov 02. 2023

끈기 할 수 있는 '동기'에 대해서

결국 운이 아니면 끈기인 것을.

10년 넘게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여기저기 인터뷰를 할 일이 생긴다. 이럴 때 많이 받는 질문이 "기업 철학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하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사업 철학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었고, 내가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나아갈 핵심 방향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핵심에는 어떤 힘이 있는지를 정립해 보았고 그게 운이나 실력이 아닌 "끈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기업 철학에 대해서 물어보면 주저 없이 "멈추지 않고 그냥 나아가는 겁니다"라고 대답을 한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는 창업가가 많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창업 후 빠른 시간에 기업이 대단한 성공을 한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나도 창업할 때 이렇게 될 거라는 근거 없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단시간에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오히려 망하는 것을 걱정하는 회사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수능이나 올림픽처럼 결정의 날이 정해져 있어서 특정 기간 동안 죽도록 연습을 해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를 받고 나름 정해진 시간 안에 그 성공을 이뤄내야 하는 많은 기업들도 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기업들은 죽기 살기로 싸우면서도 일반적인 성장 단계를 밟아간다.

기업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은 쉽지도 않고 간단한 문제도 아니다. 특히 창업가에게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며 포기해야 하고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끊임없이 새롭게 그리고 반복되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힘을 얻을 수 있거나, 위기를 함께 노력하는 동지도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잘 챙길 수 없음에 미안해지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 싸워야 하는 사람, 헤어지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또 이해할 수 없는 일들,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 피하고 싶지만 대응해야 하는 것들도 생긴다.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방을 듣기도 하고, 얘기 한번 나누지 않은 사람들에게 나쁜 놈으로 인식되기도 하고 심지어 고소를 당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고 "내가 이러려고 창업을 했나"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속할 수 있는 "끈기력"을 키우는 것이며 그 중심에는 분명 끈기 할 수 있는 동기가 있어야 한다. 끈기 할 수 있는 동기는 사업을 하면서 나에게 일어나는 수없이 많은 부정적인 것들에서 나를 보호해 주는 유일한 무기이다. 그 무기가 많으면 더 안전하겠지만 하나만 가지더라도 끈기 있게 헤쳐나가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

이 끈기의 동기라는 것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거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드는 등의 거창한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꼭 이렇게 거창한 동기가 아니어도 된다.(모든 창업가가 화성으로 인류를 이주시키는 것에 몰입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에게 끈기력의 작은 동기는 지금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건전하게 잘 성장하여 이 회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스타트업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10여 년 전 처음 창업을 하고 많은 어려움이 겪었고, 지금도 여전히 여러 어려움을 헤쳐나가고는 있지만 그 힘든 경험들을 새롭게 창업하는 창업가에게 알려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힘듦을 줄일 수 있는 도구와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공유함으로써 후배 창업가들이 그 어려움을 가능한 겪지 않게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CEO도 스스로 피폐해지지 않고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하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다. "CEO는 무조건 힘들 거야"라는 인식이 언제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CEO가 되면 수많은 일들. 그에 따른 책임, 의무 등의 불확실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많아서 창업을 하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언젠가 책을 읽고 토론하는 한 모임에서 창업에 관심이 있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한 후배님의 얘기를 듣고 여러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게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용기는 내가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치러야 할 희생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크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가져지지 않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조금씩 키우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작은 용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루고자 하는 것의 이유를 찾고 되새기면서 하나하나 끈기 있게 나아가면서 이루고 싶은 것과 용기도 조금씩 키우는 것이 진정 용기 있게 행하는 것인걸 알았다. 멈추지 않고 작은 발걸음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여전히 회사를 가치 있게 운영하면서 성장을 시켜야 한다는 무게에 많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매 순간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전진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끈기력은 키워지며 행할 수 있는 용기도 나올 수 있다고 언제나 믿고 있다. 창업을 하거나,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일들을 할 때 끈기 있게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내가 끈기 할 수 있는 '동기'를 찾거나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동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어도 상관이 없다. 없어지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제야 하는 알고 있다. "동기 없는 끈기는 언젠가 멈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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