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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케이 Nov 19. 2023

신사업이 아니라 계속사업입니다

CEO의 신사업에 대한 생각

창업 초기에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그릴 여유가 없었다. 먹고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매출이 일어나는 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었다. 어쩌다 자투리 여유 시간이 생기면 혼자서 회사가 가야 할 미래를 흐릿하게 그려볼 뿐이었다. 회사 초기에는 그 정도면 되었다. 회사가 멈추지 말아야 할 단 하나의 목표만 있었고 그것만 보고 달렸다.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때는 분명 힘들었다. 그래도 나의 단순한 한 가지 목표는 이것저것 고민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회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족스럽게 성장할 수 있었다.



 창업 후 3년째 되던 해에 앞만 보고 달리던 나는 잠시 멈춰 섰다. 중간 목적지가 필요했다. 최소한 10년을 더 가야 할 회사의 목표를 찾아야 했다. 그때부터 더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었고, 많은 선배들과 교수님들을 만나서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 미래 목표를 찾는 일에 쓸데없이 밤을 새우는 날도 늘어났다. 그렇게 나에게 창업 후 미래 목목표를 설정하는 일이 추가되었다. 매출을 달성하고 회사를 서서히 성장시키는 것은 명확했다. 열심히 영업 활동을 하고 수주를 해서 회사의 실적만 올리면 되었다. 하지만 '미래 목표 설정'이라는 목표는 명확하지 않았다. 명확하지 않은 일은 결국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현재의 능력과 시장 상황보다는 몇 년 후에도 경쟁력을 가질 분야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회사가 경험도 없고 모르는 분야인 '제조업'에서 신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그 신사업이 회사의 주력사업이 되었다.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고 포기하고 싶은 시간들도 많았지만 여전히 열심히 하고 있다. 그때 나의 건강을 악화시켰던 신사업 준비가 8년이 지난 지금은 회사 수익을 책임지는 계속사업이 되어 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지금까지 이 사업을 계속할 확신은 분명 없었다.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하다 보니 지금이 된 것뿐이다. 그때의 나는 미숙했고, 경험이 없었으며 신사업에 대한 개념도 몰랐다.  



창업 후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찾고 도전하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 혼자서 새로운 사업을 찾기도 한다. 어떤 기획안은 비용을 써서 본격적인 사업개발에 착수하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결정을 회피하여 사라진다. 이제 나는 새로운 사업을 신사업이라 접근하지 않는다. 계속사업이라 정의하고 새로운 사업에 대해서 고민한다.  새로운 사업의 목표를 계속할 수 있는 사업으로 본다. 말장난으로 들릴 수 있지만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계속 사업'을 목표로 새로운 사업을 찾을 때는 단시간에 사업의 성과를 낼 필요가 없다. 길게는 5년 이상, 최소 3년 정도는 기다릴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한다. 시장분석도 3~5년 후에 일어날 수 있는 것들에 맞춘다. 목표한 미래 시간에 비즈니스가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잘 준비를 해야 한다. 결국 그런 새로운 사업이 미래에 우리 회사의 수익을 올려줄 중요한 계속 사업이 될 것이다.




조급한 시대에 살고 있다. 회사는 신사업, 신상품, 신서비스 등을 빨리빨리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또 빠른 결과를 내야 하고 빨리빨리 판단해서 빨리 사업을 접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빨리빨리의 시대에 살고는 있지만 회사는 계속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회사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준비한 사업이 지금 수익을 내는 사업이 되어 있어야 하고, 미래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지금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결국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연결되는 계속 사업을 준비하고 만들어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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