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일, 일

너무 바쁜 하루하루들

by 캔디부부

#헤드오피스 매니저가 오면 우리는 돈독해진다


뉴질랜드에서의 백 마흔두 번째 날

시간이 빠른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으면서도. 오늘도 신랑과 나의 스케줄이 어긋나는 바람에 애매한 오전 시간을 보냈다. 신랑은 오전 출근이라 집에서 8시에 나갔다.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아침도 못 챙겨줬는데 미안하네. 점심으로 김치볶음밥을 해 먹었다. 한국이 아닌 곳에서 한국음식을 먹는 건 정말 너무 눈치 보이는 일이다. 눈치 보여서 설거지도 후다닥 해버리고, 창문도 다 열어놓고 밥도 방에서 먹었다. 든든하게 밥을 먹고 출근했다. 너무 힘든 하루였다. 오늘 출근했더니 헤드오피스 그러니까 본사에서 나온 매니저가 같이 일을 하고 있었다. 거기까지는 그렇다 쳤다. 어제도 그랬으니까. 어제도 오전 내내 있으면서 이것저것 시비 거는 것처럼 행동해서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근데 오늘 출근했는데 또 있다니. 심지어 오늘은 유니폼까지 입고 일하고 있었다. 좀 있으면 가겠지, 좀 있으면 가겠지 했는데 3시가 되어도 4시가 되어도 5시가 되어도 갈 생각이 없는 헤드오피스 매니저님. 덕분에 우리 가게 매니저도 집에 못 가고, 나와 함께 마감하는 중국 친구 데이지도 눈치 보면서 일했다. 쉬는 시간인데 뭘 먹는 것도 눈치 보여서 물만 먹었을 정도다. 헤드오피스 매니저님이 정말 가게를 싹 뒤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냉장고도 하나하나 다 체크하고 온도 체크, 밥량체크, 밥맛 체크, 무게 체크, 청소상태, 서비스 상태 등등 꼼꼼하게 체크했다. 물론 본사에서 이렇게 체크하면 손님들에게 더 질 좋은 서비스가 제공되니까 당연한 일이기는 한데 우리 가게 매니저님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화도 났다. 헤드오피스 매니저님은 결국 저녁 6시 30분이 되어서야 가셨다는 슬픈 이야기. 남은 시간은 데이지와 수다 떨면서 재밌게 일했던 것 같다. 처음 이 가게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가 생각났다. 처음에 스시만드는 방법을 하나도 몰랐을 때 바쁜 시간에 주문이 잔뜩 밀리면 무조건 나 대신 다른 사람이 스시를 만들어야 하니까 굉장히 미안했는데. 요즘은 많이 발전해서 이제 내가 주문받고 알아서 만들 줄도 아니가 뭔가 더 재미있고 더 뿌듯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헤드오피스 매니저가 오면 더 돈독해진 우리. 우리 가게 사람들끼리 눈치 보며 행동한 오늘 하루가 오랫동안 기억 날것 같다.




#겁나 바쁨


뉴질랜드에서의 백 여든네 번째 날

오늘은 신랑이 오전에 인터뷰가 있어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움직였다. 내가 차를 가져가면 해결될 일인데, 주차를 못하는 내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결국 신랑과 함께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먹고 나는 걸어서, 신랑은 차 타고 출근했다. 오늘 하루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바쁜 하루였다. 테러다 테러. 오늘 날씨가 좋아서 손님이 엄청 많았다. 설거지는 진짜 이런 것이 산더미구나 할 정도로 쌓여있고 주문은 끝없이 들어왔다. 평소 같으면 3시쯤 모든 스시업무가 끝나는데 오늘은 5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되었을 정도로 너무 바빴다. 심지어 청소도 다섯 시쯤 시작하는데 오늘은 그 시간에 설거지를 시작했고, 5시 30분쯤 음료수를 TOP UP 하는데 오늘은 하지도 못했다.스시가 많이 남아서 2개에 10달러에 팔던 스시들은 온데간데없고 다들 새로 스시를 주문하고, 평소 같으면 회사 대표, 지역 총괄 매니저도 잘 안 오는데 오늘은 두 분 다 와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숨 막힌다. 가게가 저녁 8시까지라 평소 같으면 사람들이 8시 전에 다 나가는데 오늘은 우리가 마감하고 퇴근하는 시간인 8시 15분까지 다들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늦어지고 늦어지고, 결국 8시 40분이 넘어서야 퇴근했다.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가 있나. 다행히도 이렇게 바쁠 때 누구 하나 예민하게 행동하지 않고 서로를 챙겨주며 근무해서 큰 해프닝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너무나도 바쁜 하루 덕에 다들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일했다. 나도 퇴근 후 신랑과 함께 늦은 저녁식사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까지만 마감 근무하면 3일간의 꿀 같은 DAY-OFF다. 하루만 더 힘내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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