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영업당하기

by 캔디부부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럴 때는 일단 헬스장을 끊는 게 정답 아니겠어? 코로나로 불안해서 정지해두었던 헬스장에 찾아가서 다시 등록을 하고 운동을 시작했어. 그렇게 하루, 이틀. 신랑과 함께 새벽예배에 갔다가 오전 6시 40분에 헬스장에 도착하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기 시작했지. 운동은 나름 기억하고 있는 웨이트 동작들을 해보면서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 같아.


그렇게 일주일쯤 시간이 지났나? 그날은 운동을 마치고 스트레칭존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코끼리같이 생기신 트레이너 선생님이 다가오시더라. 마음속으로 생각했어. ‘나한테 오는 건가? 나한테 왜? 오지 마 오지 마!’ 왜 이런 예감은 틀리지 않는 걸까. 트레이너 선생님은 나에게 다가오시더니 “회원님, 안녕하세요. 이 시간에 운동 나오세요?” 라며 말을 거셨어. “아, 네.” 굉장히 어색한 대답과 함께 머쓱 웃음을 지으니까 이렇게 물어보시더라. “운동을 좀 도와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 혹시 OT 진행해보셨나요?”라고 말이야. 나는 세 번째 다이어트를 할 때 OT를 받아봤고, 나하고 잘 안 맞는 선생님이었으니까 사실대로 말을 했지. “네, 오티 다 진행했어요.” 여기서 멈출 것 같았던 대화는 신기하게 계속 흘러갔어. 매일매일 꾸준히 운동을 나가는 요즘에서 알게 된 건, 오전 6시 40분에 헬스장에 가는 사람들은 다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이더라고. 트레이너 선생님 눈에 내가 운동을 일주일 정도 오전 시간에 나오니까, 저 사람은 못 보던 사람인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 감사하게도 트레이너 선생님은 내가 OT를 한번 더 진행해 볼 수 있도록 센터에 확인을 해주시고, 수업 예약도 도와주셨어.


그렇게 헬스장에서 제대로 영업을 당했지.

아니 어쩌면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그렇게 다가와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렇게 트레이너 선생님과 함께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


처음 수업을 하던 날, 인바디부터 측정을 했어. 체중 78kg, 골격근량 24.8kg, 체지방량 33kg, 체지방률 42.3%. 체지방률이 40%가 넘어가는 내 인바디를 보시더니 트레이너 선생님은 무릎에 부담이 많이 왔을 것 같다고 말해주시며 건강한 사람들의 체지방률은 어느 정도인지, 운동을 해봤는지, 식습관은 어떠한지 등등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어. 그리고 스쿼트 동작과 점핑잭(팔 벌려 높이뛰기) 동작을 시키시며 이리저리 나를 관찰하시더니 내 몸상태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가셨지. 모른척했을 뿐, 나도 알고 있었어.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아프다는 걸. 그렇게 첫 수업에 내가 아픈 부분을 콕 집어 말해주시니까 트레이너 선생님한테 믿음이 확 가더라. 왠지 이 선생님이라면 내가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걸 도와주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신랑과 진지하게 대화를 한 끝에 PT를 받아보기로 했어. 무엇보다 내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만 했던 때라 참 좋은 타이밍에 제대로 영업에 걸려들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내 건강을 위한 투자, 뭐 그런 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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