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시작된 바디 프로필 준비. 사실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어. 운동도 식단도 하던 대로 꾸준히 해내면 되는 거였거든. 그래도 막상 바디 프로필 준비를 한다고 하니까 뭐부터 해야 할지 너무 고민이 되더라.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찾아보니까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의 스튜디오를 선택하고 예약을 먼저 한다고 하더라고. 나도 인스타그램에서 ‘바디 프로필 스튜디오’를 검색하고 내가 원하는 날짜, 나랑 잘 맞을 것 같은 분위기와 콘셉트의 스튜디오를 찾기 시작했어.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알만한 스튜디오는 이미 예약이 가득 차있는 상태였어. 나는 원하는 날짜가 있었거든. 8월에 여름휴가 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바디 프로필 촬영을 하고 휴가를 떠나고 싶었어. 휴가 가서도 닭고야 식단을 먹을 수는 없잖아. 그래서 내가 원하는 8월 중순쯤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분위기를 살펴가며 고르기 시작했어.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면, 예약이 꽉 찼고. 예약이 가능하면 분위기가 나와 너무 안 맞는 것 같아서 어려웠어. 나는 평소에도 캐주얼하게 다니는 편이라 스튜디오 분위기는 캐주얼한 느낌을 먼저 찾았던 것 같아. 그리고 너무 과하지 않은 노출이 내가 찾는 스튜디오였어.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겐 바디 프로필 촬영본을 양가 부모님께 당당히 보여드릴 수 있는 수준으로 촬영하고 싶었거든. 한국은 유교문화가 강하다고 하던데, 나도 알게 모르게 유교걸이었나봐^^ 인스타그램에서 스튜디오를 검색하면, 그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여러 사람들의 바디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사진들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저장하다 보면 결국 내가 원하는 분위기의 사진이 어떤 건지 추려지는 것 같았어. 그렇게 3일 정도를 꼬박 스튜디오 선정에 매진하면서 드디어 내가 원하는 스튜디오 예약을 하게 되었어. 예약을 하고 남은 시간을 계산해보니 딱 D-100일이었어. 그렇게 바디 프로필 디데이를 설정하고 나도 달려 나가기 시작했어.
남은 100일 동안 꾸준히 할 운동을 위해서, 또 내 멘탈을 책임져줄 선생님이 필요해서 PT를 추가로 등록했어.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나는 선생님이라는 존재와 함께할 때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인 걸 알기 때문에. 또 신랑도 그런 날 잘 알기 때문에 추가 등록을 흔쾌히 허락해줬어. 나 자신에게 투자한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뿌듯하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해. 지금까지 한 번도 나 자신을 위한 투자를 해보지 않았거든.
그리고 내가 했던 또 한 가지는 운동과 식단에 관련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드는 거였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식단을 꾸리는지, 어떻게 운동하는지 같이 소통하면서 내가 먹는 식단과 내 운동 루틴을 공유하고 서로 힘을 주고받는 시너지 효과가 났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 계정을 만들어서 소통하면서 힘을 얻더라고. 내가 먹는 식단을 사진으로 올리면, 누군가가 대단하다고 말해주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는 게 나에게 참 많은 힘이 되었던 것 같아. 나와 같은 습관들을 공유해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말이야.
식단과 운동은 하던 대로 꾸준히 했어.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물을 한잔 마셔주고, 공복 운동으로 경복궁을 한 바퀴 뛰거나, 실내 사이클을 탔어. 공복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한건 절대 아니었고, 새벽 공기를 맡으며 경복궁을 한 바퀴 뛰는 그 기분이 너무 좋기도 했고.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하니까 계속 움직이게 되더라고. 그렇게 공복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씻고 아침을 챙겨 먹었어. 아침도 늘 그래 왔듯 닭고야 식단을 휘리릭 챙겨 먹고 오전에 운동을 갔어. pt수업이 있는 날엔 선생님과 함께, 그렇지 않은 날엔 개인 운동으로 꾸준하게 운동을 이어갔어. 그러다 보면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갔지. 집에 돌아와 씻고 오후엔 내 개인 일정을 소화해내면 하루가 지나가는 삶이 계속 반복되었어.
어떻게 이런 생활 루틴이 가능한지 궁금하지? 취업준비생으로 2021년 상반기를 보내왔기에 가능했어. 프리랜서로 일하며 개인 레슨을 하고는 있었지만, 보통 오후에 수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오전 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었어. 그래서 2021년 상반기, 정말 나 자신을 위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내 멘탈이 무너지는 것 같으면 신랑과 트레이너 선생님이 든든히 붙잡아주고, 음식의 유혹에 흔들리는 것 같으면 소고기나 연어를 양껏 먹어주기도 하면서 100일의 시간을 보냈어. 그중 특별한 순간이 있었다면 체지방률 42%에서 시작한 다이어트가 순항하며 트레이너 선생님과 신박한 약속을 한 순간이야.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트레이너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해줬어. 체지방률이 25% 정도면 딱 건강한 사람, 체지방률이 17% 정도면 몸짱이라고. 선생님과 신박한 약속을 한 그날은 내가 고기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날이었는데, 선생님이 그런 나를 달래며 체지방률 25%를 달성하면 소고기를 사주시겠다고 하시는 거야. 그런 말 들어본 적 있지? 소고기 사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소고기 사주겠다는 좋은 트레이너 선생님을 만나서 행복했어. 그리고 정말 꾸준히 해내며 체지방률 25%를 달성하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소고기를 선물해주셨어. 함께 먹으러 가면 더 좋았겠지만 약속을 지켜준 선생님한테 정말 고마웠던, 또 기억에 남는 특별한 순간이었어. 신랑과 함께 먹으라며 챙겨주신 소고기는 진짜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