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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혁H Aug 28. 2021

피곤

21.06.22.


어제밤에도 머릿맡이 부풀어올랐더군요

아무리 누워도 이 무게감은 불편을 전하네요

두꺼움을 덜어내려 이부자리 위로 허덕이지만

 헤엄치면 헤엄칠수록 소음은 조용히 굵어져요


어떤 과거와 어떤 현재는 소란하게 묶어지면서

생각의 조각이 때아닌 축제 판처럼 사방팔방

뇌리의 거리를 쏘다니며 휩쓸고만 있어요

장면 하나를 밀쳐도 다른 감정과 지각이 덮쳐

의도한 바 없었음에도 어지러이 붐비고 말죠


저멀리서 터벅 걸음을 옮겨오는 잠의 뭉텅이는

날카로이 움직이는 글자들과 형체들에 찔릴까봐

무의식과 의식 사이 골목으로 허둥지둥 비켜가다

결국엔 어김없이 고꾸라져 절뚝거리고 있구요

온갖 말과 마음이 모인 잔치가 마무리될 때 즈음

그제서야 잠은 겨우 문을 열고 들어올 거예요

생각의 숲에선 오늘도 피곤한 미아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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