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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Feb 21. 2021

6년 전 사건의 피해자와의 재회

22살 파출소 순경으로 시작하여 41살 강력형사의 이야기...


6년 전 사건의 피해자와의 재회

며칠 전 절도 사건의 용의자를 쫓기 위해 지하철역에 수사를 나갔습니다. 역무실에서 CCTV를 보는데 아무리 봐도 화면에는 용의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두 눈이 빠져라 CCTV를 한참 보고 있는데, 한 역무원분이 저에게 "혹시 김준형 형사님 아니세요?"라고 묻기에 맞다고 하였더니,

그 역무원분은 "에이~ 기억 못 하시네요. 전 기억하는데, 6년 전 ○○운동장 휴대폰 절도 사건이요. 저 대학생 때였는데, 그때 제 휴대폰 훔쳐간 범인 잡아주셨잖아요^^"라고 하셨습니다.

사건 내용을 들으니 그제야 피해자분이 기억이 났는데, 한참을 못 본 고향 친구를 길에서 우연히 본 듯이 엄청 반가웠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셨던 피해자분은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잠시 동안의 담소를 나누고 CCTV를 계속 돌려봤는데... 결국 용의자의 모습 찾을 수 없었고, 다른 사건의 현장에도 들려야 했기 때문에 일단 철수를 해야 했습니다.

이제 그만 가보겠다는 저에게 피해자분은 용의자를 찾았냐고 물으시기에 못 찾았다고 얘기를 하였더니, 그럼 자기가 한번 계속 찾아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지하철역을 나와 다른 사건 현장에 도착을 하여 탐문 중일 때 주머니에서 '카톡~' 소리가 나서 휴대폰을 꺼내서 보니, 카톡에는 피해자분이 보내온 용의자의 CCTV 사진과 함께 "잡길 기도하겠습니다!!"라는 응원 메시지가 와 있었습니다.

그 카톡은 순간의 피곤함을 떨쳐내는 달콤하고 시원한 박카스의 맛과 향이 나는 메시지였습니다^^






5개월 전 경찰 홍보와 범죄예방을 목적으로 SNS 활동을 막 시작했을 때에도 인스타그램에 과거 제가 담당이었던 한 사건의 피해자분의 응원 댓글이 있었습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응원글이라 생각합니다.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피해자분의 카톡 메시지와 인스타그램 응원 댓글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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