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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의 교훈

by 정상가치

어제, 집 근처의 '샤브올데이'라는 무한 샤부샤부 집에 다녀왔습니다. 딸아이 수업이 끝난 후, 아내가 꼭 오늘 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아침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아내는 여러 번 만류했지만, 고집이 세서 결국 가게 되었습니다. 아마 저를 닮은 것일까요, 고집이 유전된 듯합니다.


그곳은 이전에 방문했던 샤부샤부 집이었습니다. 지난번에는 고기보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즐겼지만, 이번에는 본전을 뽑겠다는 마음으로 고기에 집중했습니다. 정말 잘 먹었어요. 마치 청소기로 흡입하듯이 몰두해서 먹었죠. 하지만 결국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속이 불편해 가스 활명수를 찾았습니다. 양약에 대한 이유 모를 거부감 때문에 소화제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보통 1병이면 괜찮아지는데, 계속해서 더부룩한 느낌이 있어 결국 잠들기 전에 2병을 더 마셨습니다. 하루에 최대 3병까지 마실 수 있으니, 약도 많이 먹었네요.


속이 좋지 않아 눕지도 못하고 침대에 앉아 있었습니다. 예전에 술 먹고 자다가 토했던 기억이 떠올라서일까요. 속이 불편한 상태에서는 눕는 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아침에 예약 발행할 글도 못 썼습니다. 변명 같지만, 긴 설명이 되네요.


오늘 아침, 아이를 유치원에서 데려와 미술 학원에 데려다주고 아내는 퇴근하면서 그곳에 들렀습니다. 글을 쓰려다 잠이 들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다가 얼굴에 떨어뜨렸고, 종이책은 머리맡에 두고 자는 게 훨씬 편하네요.


저녁에는 단백질을 피하고 가볍게 라면을 먹었습니다. 전문가의 손길이 담긴 듯,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 가격에 이 맛이라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오늘의 교훈은 '적당히 먹자'입니다. 이틀 동안의 고생이 본전이 아니라 손해인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이제라도 이런 교훈을 얻게 되어 다행입니다. 앞으로는 돈 아깝다고 무턱대고 많이 먹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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