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dolf Jul 27. 2023

GEM | 보석

보석과 귀금속, 그 영원한 아름다움

보석에 대한 책을 한 권 소개한다. 2016년 미국 DK Publishing에서 발행하고, 판권은 Penguin Random House의 자회사인 Dorling Kindersley 출판사가 소유한 《GEM(보석)》이라는 아주 화려하고도 엄청난 책이다. 지은이는 에이자 레이든(Aja Raden). 레이든은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물리학과 고대사를 전공한 뒤 보석계로 진출했다. 그 이후 보석경매소인 시카고의 ‘House of Kahn Estate Jewelers’와 캘리포니아주의 보석전문회사인 테이커리(Tacori)에서 경력을 쌓은 보석 전문가이자 역사학자이며 보석 디자이너이다.

    저자는 특히 보석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2021년 한국의 한 출판사에서 그의 저서 《세상을 향한 보석의 역사》라는 책이 번역되어 나오기도 했다.

 


이 책의 뒤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소개되어 있다.  

영롱하고도 화려한 보석의 세계. 보석과 준보석, 호박(琥珀) 및 귀금속의 세계로 떠나는 황홀한 여행


[호박은 송진 등이 오랜 세월 굳어져서 만들어진 것으로 유기보석(有機寶石)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Koh-I-Noor,’ 즉 ‘빛의 산’이라는 뜻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05캐럿짜리 다이아몬드에서부터 ‘저주받은 다이아몬드’로 알려진, 청색 빛이 나는 인도의 사파이어 ‘호프 다이아몬드(Hope Diamond)’까지 각종 다이아몬드는 물론 지구상의 모든 보석과 귀금속에 대해 소상히 소개하고 있다. (‘Koh-I-Noor’는 희한하게도 한국에서 공식명칭이 ‘고어누’이다. 인도의 한 광산에서 채굴되었기에 그 지방 발음에서 유래된 듯하다.)



호프 다이아몬드는 인도에서 발견된 것으로 청색 빛 다이아몬드 중 가장 큰 것이다. 원래는 112캐럿짜리였는데, 프랑스의 한 무역상이 프랑스에 가져와서 루이 14세의 왕관에 장식했었으나 나중에 67캐럿으로 다듬어졌고, 그 이후 1792년에 도난당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1830년 런던의 한 은행가가 이 보석을 사들여서 세상에 공개된 이후 ‘호프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지니게 되었다. 이 은행가의 이름이 호프(Hope)였기 때문이다. 현재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이 보석이 지나온 역정(?)이 파란만장하다 하여 ‘저주받은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이 붙었다고도 한다. 이 다이아몬드는 호프(희망)이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된 여행을 했지만 보석 애호가들, 특히 보석도둑들이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눈독을 들인다는 면에서 그들에게는 영원한 희망(hope)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보석의 단위 캐럿     


한편, 고어누 다이아몬드는 현재 영국의 런던탑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 보석으로 인해 고대 인도의 두 제국이 무너지는 등 비극적인 역사도 발생했다고 한다. 그런 탓에 영국 왕실에서는 이 다이아몬드가 남자들에게 불운을 가져다준다며 여자들, 특히 여왕과 왕비들만 착용토록 하는 전통이 있다. 이 고어누의 크기는 108.93캐럿라고 한다.



1913년 미국에서 정해진 ‘1캐럿=0.2g’의 기준을 적용할 때 고어누 다이아몬드는 21.786g에 해당한다. 대략 21g이면 대체 어느 정도의 무게일까? 우리가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AA 크기 작은 건전지 하나의 무게만 하다고 하면 이해가 되시려나? 그런데 이 정도 크기의 다이아몬드라면 도대체 값은 얼마나 하는 것일까? 혹 필자 같은 범생이들은 팔자를 몇 번 고치고 고쳐도 살 수 없는 그런 금액은 아닐는지……. (그렇다고 우리네 팔자를 너무 비관하지는 말자. 아무리 허름한 인생이더라도 다이아몬드 같은 무생물보다야 귀하니까.)



보석대백과사전


440쪽이나 되는 이 큼직하고 두툼한 책은 그야말로 보석 덩어리이다. 필자가 가장 아끼는 수많은(?) 책에 속하니까.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그냥 황홀경에 빠지고 만다. 원래 보석은 여인들의 욕망이라 했다만, 평생 제대로 된 반지 하나 끼어보지 못한 필자로서는 어차피 가지지 못할 바에야 꿈이나 꾸어보자고 이 책을 비롯한 여러 보석에 대한 서적을 사들였는데, 사실 그 책들만 가지고도 필자는 황홀경(?)을 맛본 덕에 실제의 보석에는 아예 관심도 두지 않는다. (아하라, 이 얼마나 비참한 현실이더냐.)



이 책은 전 세계 모든 희귀석을 비롯한 각종 보석과 준보석, 귀금속, 호박 및 기타 유명한 보물 등을 집대성한 보석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이 호화로운 책에는 모든 주요 보석에 대해 명료한 사진과 해설이 실려 있는데, 이들 광물의 원석에서부터 가공술 및 금속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역사와 신화 또는 음모 등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이 책에서는 희귀광석과 모조품 등도 빼놓지 않고 소개하고 있으며, 역사상 여러 주요 보석에 얽힌 에피소드나 음모 같은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리고 주요 광물이나 암석에 대한 해설도 곁들였으며, 보석과 광물에 문외한일지라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한 사진과 자세한 해설을 곁들였다.  


그대에게도 보석의 축복이 넉넉하게 임하시길. . .     


자, 그럼 변변한 보석 하나 없는 그대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보석과 귀금속 사진들을 보고 감상하시는 것만으로도 진시황제나 네로황제 못지않은 호사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런 감상만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잔뜩 소유하게 되실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하고도 진정한 마음을 보낸다. [끝]

이전 19화 철학하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